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인간승리 주인공 최호성, " 엄지 없는 것 불편하지만 내가 감당할 몫"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최호성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투어 15년차인 최호성(45)은 입지전적 인물이다.

안양CC에서 허드렛일을 하다 골프에 입문해 투어 프로가 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오른손 엄지가 정상인에 비해 짧다. 수산고 3학년 때 참치 해체 실습에 나섰다가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해서다. 골프 선수에게 엄지, 그것도 오른손 엄지가 없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복부 지방을 이식해 엄지를 만들었지만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호성은 투어 프로가 되었고 2008년 투어챔피언십, 2011년 레이크힐스오픈 등 2차례 우승까지 했다. 그의 도전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2013년에는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일본프로골프(JGTO)투어에 진출했다. 그리고 거기서도 통산 1승을 거두고 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코오롱 제61회 한국오픈에서 또 다른 도전에 나서고 있다. 생애 첫 우승이다. 그는 당초 이 대회 출전권이 없었다. 작년에 KPGA코리안투어 출전 횟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선전을 거쳐 출전 기회를 잡았다. 그는 672여명이 출전한 예선전에서 12위로 상위 18명에게 주는 출전권을 소에 넣었다. 만약 그가 우승하면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은 물론, 대회 역사상 최초로 예선을 거쳐 올라온 선수 우승이라는 신기원을 수립하게 된다.

그는 21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CC(파71)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보기 2개와 버디 6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일단 출발은 좋다.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무엇 보다도 대회 코스와의 찰떡궁합이 강점이다. 최호성은 2016년까지 13년 연속 한국오픈에 출전해 준우승(2010년), 3위(2104년) 등의 성적을 거두었다.

최호성은 라운드를 마친 뒤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오픈만큼은 빠지기 싫었다. 작년에 출전하지 못해 14년 연속 출전이 무산돼 올해는 꼭 나오고 싶었다"며 "그동안 우승 기회가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젊은 패기만 앞세우다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나이 먹기 전에 한국오픈 우승 트로피를 한번 들어 올리고 싶다. 그 때보다 더 애절하고 간절한 마음"이라면서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예선 때 이를 악물고 쳤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가 한국오픈 우승을 바라는 이유는 또 있다. 다름아닌 대회 상위 2명에게 주는 디오픈 출전권이다. 최호성은 "골프 선수라면 누구나 한번 서보고 싶은 무대 아닌가. 디오픈에 출전하면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일 것"이라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체력적 부담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스무 살 어린 후배들과 겨루는 데 힘이 부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다른 선수보다 한참 늦은 26살 때 골프를 시작해서 그런지 아직도 골프에 대한 열정은 뜨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점인 오른손 엄지에 대해 "그립을 제대로 쥘 수 없다. 얼마나 불편한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면서 "그러나 다 내가 극복해야 할 일"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선 때보다 그린이 더 빨라진 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 아직 첫날이지만 최선을 다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