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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제23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외면한 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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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1회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박정환 九단 / 黑 구쯔하오 九단

〈제4보〉(42~54)=바둑 국제화 30년 동안 3회 이상 세계 메이저 타이틀을 정복한 기사는 한국 5명, 중국 4명 등 단 9명뿐이다. 25세의 박정환은 이 그룹에 최연소로 포함돼 있다. 하지만 국내 55개월, 세계 무대서도 7개월째 1위를 지키는 그의 위상을 감안하면 풍성한 수확물은 아닌 느낌이다. 올 초 몽백합배를 접수한 박정환은 춘란배와 LG배서도 8강에 올라 우승권에 접근 중이다.

흑 ▲는 일종의 척후병. 백에게 "지킬래, 잡으러 올래?" 하고 묻고 있다. 백이 42로 잡는 길을 피하자 흑은 살리는 대신 43으로 보강한다. 고수들다운 선문답이다. 44, 46은 수순. 그런 뒤 48, 50으로 붙여 끊었다. 51로는 참고 1도 1이 행마법이지만 11까지 망한다.

51, 53은 참고 2도처럼 우변서 살라는 미끼. 덥석 받아먹으면 A에 붙여 △에 총공세를 취할 심산이다. 참고 3도 흑 4로 늘면 5의 맥점으로 흑 요석 2점이 잡힌다. 10분의 장고 끝에 박정환은 미끼를 외면하고 54로 젖혀간다. 이건 또 무슨 뜻일까.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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