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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희의 골라인] 스웨덴전 필승 키워드 '압박·중거리포·세트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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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희의 골라인] 스웨덴전 필승 키워드 '압박·중거리포·세트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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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웨덴을 꺾어라! 신태용호가 18일 스웨덴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F조) 1차전을 가진다. /배정한 기자

한국, 스웨덴을 꺾어라! 신태용호가 18일 스웨덴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F조) 1차전을 가진다. /배정한 기자


한국, 스웨덴과 18일 조별리그 1차전

[더팩트 | 심재희 기자] 신태용호가 드디어 2018 러시아 월드컵 경기에 나선다. 첫 상대는 '노란 바이킹' 스웨덴이다. 덴마크와 함께 북유럽 최강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강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우리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신태용호의 승리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스웨덴은 이기기 어려운 상대지만 이길 수 없는 팀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노란 바이킹' 스웨덴을 제대로 처음 본 것은 1994 미국 월드컵이다. 당시 스웨덴은 매우 강했다. 유럽 특유의 힘을 바탕으로 공수 밸런스가 매우 뛰어났다. 조별리그 B조에서 브라질과 1-1로 비기는 등 저력을 발휘하며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16강전에서 사우디 아라비아를 3-1로 꺾었고, 8강전에서는 루마니아를 승부차기(2-2 무승부 후 PSO 5-4 승리)로 제압했다. 준결승전에서 브라질에 0-1로 지며 결승행에 실패했으나 불가리아를 4-0으로 대파하며 3위에 올랐다.

토마스 라벨리 골키퍼, 롤란트 닐손, 클라스 잉게손, 마르틴 달린, 토마스 브롤린, 케네트 안데르손, 그리고 '신성'이었던 헨리크 라르손까지. 스웨덴 선수들은 단순히 힘만 좋지 않았다. 기술과 스피드도 겸비하고 있었고, 창의성까지 돋보였다. 스웨덴 최초의 흑인 국가 대표 달린의 탄력 넘치는 플레이, 라벨리 골키퍼의 미친 선방, 케네트 안데르손의 고공 폭격, 헨리크 라르손의 패기, 브롤린의 허를 찌르는 플레이(루마니아와 8강전 프리킥 골은 100번을 넘게 봐도 창의적이었다) 등이 고루 어우려졌다. 1994 미국 월드컵 스웨덴은 브라질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정도로 강인하면서도 콤팩트한 멋진 팀이었다.

1994 미국 월드컵에서 스웨덴은 막강한 전력으로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전력이 많이 떨어졌다. /게티이미지

1994 미국 월드컵에서 스웨덴은 막강한 전력으로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최근 전력이 많이 떨어졌다. /게티이미지


2000년대 들면서 스웨덴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라는 세계적인 스타를 보유하며 강팀으로 계속 군림했다. 하지만 즐라탄이 국가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 창 끝이 무뎌졌다. 여전히 팀 조직력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과거보다 전력이 떨어진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로 2016 예선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예선 경기들을 분석해 보면, 즐라탄이 있고 없을 때의 스웨덴은 확실히 다르다. 비단 즐라탄의 부재때문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의 스웨덴은 예전보다 확실히 약하다.

스웨덴은 4-4-2 전형을 주로 사용한다. 기본적으로 엉덩이를 뒤로 빼 수비를 안정화 하고 역습을 자주 노린다. 승부를 걸 때는 '에이스' 에밀 포르스베리의 창의적인 공격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빈도가 그리 높진 않다. 전체적으로 공수 밸런스를 유지하다가 결정적인 한두 방으로 승리를 노린다. 과거 보였던 다양하고 화끈한 공격은 없다. 우선 지지 않기 위한 분위기를 만들어놓고 기회가 오면 승부수를 띄우는 스타일이다. 때문에 현재 스웨덴의 축구는 박진감이 떨어져 보인다.

내실을 추구하지만 약점도 뚜렷하다. 수비수들이 지나치게 뒤로 처져 공간이 많이 열린다. 미드필더들이 공격을 할 때 수비수들과 간격이 많이 벌어진다. 수비수들의 발이 빠르지 않아 포백을 앞으로 쉽게 당겨 올리지 못한다는 느낌을 많이 준다. 공격은 포르스베리가 흔들지 않으면 좀처럼 찬스를 잡지 못한다. 포르스베리가 막히면 활로가 뚫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근 3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치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한국이 스웨덴전에서 승전고를 울리기 위해서 세 가지 필승 키워드 확보가 필요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이 스웨덴전에서 승전고를 울리기 위해서 세 가지 필승 키워드 확보가 필요하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호가 스웨덴을 꺾기 위한 필승 키워드는 3가지로 요약된다. 중원 압박, 중거리포, 세트 피스다. 세 가지 부분을 우리 쪽으로 가져오면 승리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다.

먼저 중원 압박. 아마도 신태용 감독도 이 부분은 체크를 마친 듯하다. 지난 3월 유럽 평가전부터 한국은 중원 압박에 큰 공을 들였다. 체력 분배의 약점을 보이기도 했으나 강한 중원 압박은 평가전의 소득으로 남았다. 스웨덴은 수비수가 뒤로 처져 플레이를 하기 때문에 미드필더들의 이동 및 커버 공간은 매우 넓다. 태극전사들이 효율적으로 압박을 가한다면 스웨덴 허리진을 보다 더 빨리 지치게 만들 수 있다.

다음으로 중거리포. 최근 스웨덴의 평가전을 복기해 보면, 수비진은 상대의 공격 시에도 뒤로 많이 물러섰다. 지나치게 아래를 지킨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골문 가까이에 붙어 있었다. 수비수들이 장신에 피지컬도 매우 좋아 상대의 크로스 수비에는 자신감을 보였고 결과도 좋았다. 하지만 기습적인 중거리포에는 움찔했다. 몸의 중심을 뒤로 잡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중거리 슈팅이 날아오면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다. 신태용호의 공격진을 비롯해 기성용과 정우영 등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이 효과를 높일 수 있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세트 피스. 스웨덴의 강점이자 약점인 세트 피스를 잘 파고들어야 한다. 세트 피스 공격으로 허를 찌르고, 세트 피스 수비의 안정화가 필요하다. 한국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세트 피스에서 재미를 톡톡히 봤다. 약속된 세트 피스 공격으로 4골(대회 전체 6골)이나 잡아냈고, 탄탄한 세트 피스 수비로 원정 월드컵 첫 16강 진출을 이뤄냈다. 특히, 세트 피스 강자로 인정받던 그리스를 상대로 이뤄낸 승리는 압권이었다. 전반전 초반 기성용-이정수로 이어지는 세트 피스 선제골로 기세를 올렸고, 그리스의 세트 피스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2-0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스웨덴 수비진의 높이는 세계 최강 수준이다. 하지만 순발력이 떨어진다. 8년 전 그리스와 대결에서 만들어낸 그림처럼 세트 피스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야 승리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월드컵처럼 큰 무대에서는 준비한 부분의 반만 잘 활용해도 이길 수 있다고 한다. 실수와 변수가 많다. 객관적 전력만큼 중요한 것이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승리를 위한 착실한 준비다. 중원 압박, 중거리포, 세트 피스. 신태용호가 이 세 가지를 준비한 대로 해낸다면 스웨덴전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