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태안 이재현 기자] “골프를 시작하고 나서 경험한 첫 우승입니다.”
정세빈(17‧영서고)은 17일 충남 태안군 현대더링스CC A코스(파72‧5775야드)에서 열린 가누다배 제17회 골프저널 주니어골프대회 여고부에서 보기 없이 7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최종 합계 7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초중고 남녀 대회로 치러진 이번 대회에서 정세빈은 고등부 우승은 물론 여자 종합 우승까지 성공하며 가누다 장학생으로 선정돼 250만원의 장학증서와 부상으로 가누다베게 더블세트를 수령했다.
11조에 편성돼 1번 홀(파5)부터 티오프에 나선 정세빈은 1번 홀부터 버디를 잡아내며 산뜻하게 출발하더니, 전반에만 4개의 버디를 잡아내고 일찌감치 앞서 나갔다. 후반 첫 홀인 10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낸 정세빈은 12번 홀(파4)부터 2개 홀 연속 버디를 낚아 최저타 기록을 달성했다.
자신의 장기를 아이언샷이라 소개한 정세빈은 “올해 초반 경기가 마음처럼 풀리지 않아 편안한 마음으로 왔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 개인 통산 단일 라운드 최저타 기록이 7언더라 이를 뛰어넘고 싶었는데, 경신하지 못해 아쉽다”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강원도 동해시 출신의 정세빈은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운동신경을 자랑했다. 골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이전인 초등학교 4년 당시, 이미 수영과 태권도를 섭렵했을 정도. 모친 정지현 씨는 “골프가 아니더라도 (정)세빈이를 운동선수로 성장시키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종목을 가리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던 정세빈은 우연한 계기로 골프와 연을 맺었다. 지난 2010년 수영을 이어가기 힘든 겨울철 가족들과 함께 골프연습장을 찾았던 것은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정세빈은 “연습장 관계자로부터 폼과 힘이 무척 좋아 보인다는 칭찬을 받았고, 그때부터 제대로 골프를 시작해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골프에 소질이 있었다. 지난 2011년 가족들과 함께한 첫 라운딩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파 72코스에서 88타를 적어낸 것이다.
그러나 소질과는 달리 정세빈은 가누다배 대회 이전까지 정식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진 못했다. 1라운드에서는 매번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성적이 하락하기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골프를 시작한 지 8년 만에 경험한 개인 통산 첫 우승. 따라서 더 감회가 남다르다. 정세빈은 “1라운드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기를 반복하며 ‘뒷심 부족’이 일종의 루틴으로 굳어지는 것 같아 고민이 많았다. 우승이 더욱 기쁜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가누다배 우승으로 자신감을 되찾았지만 만족은 없다. 고질적인 뒷심부족을 개선하고자, 다음에는 대회에 임하는 전략부터 수정할 뜻을 내비쳤다. 정세 빈은 “첫 라운드의 좋은 감을 유지하고자, 대회 도중에도 연습에 매진하다 밤늦게 잠이 든 적이 많았다. 이런 탓에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체력이 저하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제는 쉬어가며 대회에 임해야 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역시 가누다배 대회 출신으로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를 접수한 뒤 LPGA(미국여자프로골프)에서 맹활약 중인 박성현(25)을 롤모델이라 밝힌 정세빈은 LPGA 진출을 넘어 명예의 전당 입성이란 궁극적 목표 달성을 위해 정진할 계획이다.
“남자 선수들도 함께 출전하는 대회에서 최저타 기록까지 세웠으니, 좋은 기운을 받아 앞으로도 잘 풀릴 것 같아요. 나중엔 박성현 프로처럼 좋은 선수로 성장해, LPGA 명예의 전당까지 입성하고 싶어요.”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정세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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