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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 (토)

또 하나의 주심 VAR, 러시아월드컵서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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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호주 선수들이 16일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비디오판독(VAR) 결과를 수용한 심판의 패널티킥 선언에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다. 카잔=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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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에 처음 도입된 비디오판독(VAR)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또 하나의 주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VAR의 첫 수혜자는 프랑스였다. 프랑스는 16일 카잔 아레나에서 열렸던 C조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호주에게 2-1로 승리했다. 프랑스의 우세로 점쳐졌던 양 팀 경기는 의외로 팽팽했다. 후반 10분 프랑스 공격수인 앙투안 그리즈만(27ㆍ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호주 문전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수비수와 엉키며 넘어졌다. 별 다른 제재 없이 경기를 진행시키려던 주심에게 VAR 전담 심판진은 신호를 보냈다. 경기장 밖으로 나가 VAR 화면을 확인한 해당 주심은 당초 판정을 번복, 프랑스에게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그리즈만은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1-0으로 경기 주도권도 가져갔다.

프랑스의 두 번째 골도 과학의 힘을 빌렸다. 폴 보그바(25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후반 36분 상대 골키퍼를 넘기는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크로스바를 받고 골라인 근처에 떨어졌다. 호주 선수들은 손을 흔들며 “골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주심은 주저하지 않고 골을 선언했다. 골라인 테크놀로지 덕이다. 골라인을 다각도로 비추는 카메라가 공이 라인을 넘어갔는지를 확인한 뒤, 주심에 전달했다.

VAR에 의한 페널티킥 선언은 17일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펼쳐진 덴마크와 페루와의 경기에서도 나왔다. FIFA 랭킹 11위인 페루와 12위인 덴마크는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았다. 기회는 전반 종료 직전, 페루에게 찾아왔다. 페루 공격수인 크리스티안 쿠에바(26ㆍ상파울루)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덴마크 선수로부터 태클 반칙을 당한 것. 심판은 반칙이 아닌 것으로 봤지만 VAR에서 반칙 장면이 확인됐다. 하지만 페루는 VAR가 선사한 페널티킥의 기회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키커로 나선 쿠에바의 오른발 강슛이 빗나가면서 승리의 찬스도 멀어져 갔다. 위기를 넘긴 덴마크의 반격은 빨랐다. 후반 14분 덴마크 공격수인 포울센(23ㆍ라이프치히)이 동료로부터 받은 침투 패스를 침착하게 결승골 연결시키면서 승리도 챙겼다.

VAR은 득점 장면과 페널티킥 선언, 레드카드에 따른 직접퇴장, 다른 선수에게 잘못 건넨 카드 등의 4가지 경우에 한해 적용된다. 혼전 상황에서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행위를 녹화된 화면으로 확인, 오심을 줄이자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를 위해 VAR 전담심판 4명을 투입하고 경기장 전광판에서 다시보기 영상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경기장내엔 37대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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