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첫 경기 마친 아이슬란드 선수들의 감동적인 세리머니
(모스크바=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아이슬란드 수비수 비르키르 사이바르손이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D조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마친 뒤 관중석에 유니폼을 건네고 라커룸으로 향하고 있다. 2018.6.17 cycle@yna.co.kr |
(모스크바=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아이슬란드 축구대표팀 수비수 비르키르 사이바르손(34)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선수다.
사이바르손은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기 전까지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인근의 산업지구에 있는 소금 포장 공장에서 일했다.
전체 인구가 약 35만 명에 불과한 아이슬란드는 프로축구 리그가 없어 본업이 따로 있는 선수가 많다.
아이슬란드 대표팀 헤이미르 하들그림손 감독은 치과의사 출신으로, 취미 삼아 아마추어 축구선수 생활을 병행하다 국가대표 감독 자리까지 올랐다.
골키퍼 하도스 할도르손은 영화감독을 했다. 그는 뮤직비디오 제작에 전념하기 위해 6년 전 은퇴했다가 복귀하기도 했다.
'보통 사람'들이 모인 아이슬란드는 처음 출전한 월드컵 첫 경기에서 기적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D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강한 투지와 집중력으로 1-1 무승부를 일궈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아이슬란드 수비수 비르키르 사이바르손(오른쪽 아래)이 1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D조 아르헨티나와 경기를 마친 뒤 관중석에 유니폼을 건네고 라커룸으로 향하고 있다. 2018.6.17 cycle@yna.co.kr |
기적을 만든 '보통 사람들'의 아이슬란드는 경기 후 눈에 띄는 세리머니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줬다.
선수들은 경기장을 찾은 3천 명 남짓한 아이슬란드 축구팬들에게 다가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워낙 인구가 적은 탓에 아르헨티나처럼 대규모 응원단을 꾸리진 못했지만, 아이슬란드 응원단은 경기 내내 큰 목소리로 자국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선수들은 소수정예로 맞선 자국 응원단에게 감사 인사를 잊지 않았다.
상대 팀 리오넬 메시를 무득점으로 꽁꽁 묶은 '소금공장 직원' 사이바르손은 자신이 입고 있던 유니폼과 축구화를 벗어 관중들에게 선물했다.
윗옷을 벗고 슬리퍼 차림으로 돌아오는 사이바르손의 얼굴엔 웃음기가 가득했다.
사이바르손은 경기 전 "아이슬란드를 위해 뛰는 건 내 가족, 내 친구를 위해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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