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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최한결 기자= 이란이 자신들에게 축구화 공급을 중단한 나이키에 '첫 승'으로 복수했다.
이란은 16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후반 막판 극장골에 힘입어 모로코를 1-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이란은 B조 1위가 됐다.
경기 시작 전부터, 이란에 어려운 싸움이 예상됐다. 나이키의 장비 공급 문제 때문이다.
나이키는 지난 4일 "이란에 축구 용품을 공급할 수 없다. 미국 기업으로서 미국 정부의 이란 경제 제재에 따른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란과 미국 정부의 핵 합의가 깨졌고, 미국은 이란에 경제 제재를 가했다. 이 과정에서 이란 축구 대표팀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란 축구 대표팀 입장에선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중요한 경기를 일주일 앞두고 갑자기 장비를 바꿔야 한다. 바람직하지 않다"라면서 "어차피 나이키가 무료로 지원해준 것은 많지 않다. 다만 나이키의 행동은 무례하고 선수들에게 최소한 사과를 해야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이란은 첫 경기 모로코전을 치렀다. 모로코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란이 놀라운 투지로 모로코에 극장 승리를 거뒀다. 어려운 상황에 거둔 놀라운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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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나이키를 향한 복수이기도 했다. 경기 직후 이란의 공격수 카림 안사리파드는 인터뷰를 통해 "나이키에 대해 긴 말을 하고싶진 않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은 매우 잘못됐다"며 일침을 남겼다.
이란의 에이스 알리레자 자한바크슈도 "나이키의 결정은 무례했다. 정치적인 문제는 스포츠와 축구, 아름다운 경기와 전혀 관련없다"며 힘을 더했다.
케이로스 감독도 자한바크슈 발언의 연장선으로 "우리는 FIFA 월드컵에 참여 중이다. FIFA의 주요 가치는 정치와 스포츠를 분리하는 것이다. 이 부분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축구를 하고 싶은 23명의 선수들에겐 완전히 불공평하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은 전세계에 다른 선수들과 동일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음을 증명했다"며 나이키와 FIFA를 비판했다.
이란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스페인 언론 '아스'는 16일 "이란 팬들이 모로코전 첫 승 이후 나이키에 복수 중이다"라며 이란 팬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기사에 소개된 이란 팬들은 나이키의 슬로건 'JUST DO IT'(그냥 해)을 패러디해 'WE JUST DID IT WITHOUT YOU'(우리는 너희 없이도 그냥 해냈어)라는 문구를 만드는 등 나이키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월드컵을 앞두고 갑자기 이란에 장비 공급을 중단한 나이키. 이란은 이런 상황 가운데서도 첫 승을 거두며 나이키의 결정을 우습게 만들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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