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아이슬란드전 PK실축 이변
장신 수비벽 막혀 헛발질 굴욕까지
호날두는 스페인전서 3골 원맨쇼
같은 무승부 불구 온도는 극과극
1대1로 맞선 후반 19분 아르헨티나가 아이슬란드 수비수의 문전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가 키커로 나서면서 아르헨티나는 승리를 예감했다. 하지만 정교한 왼발을 자랑하는 메시가 골문 왼쪽을 향해 정확하게 찬 공이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 아이슬란드 골키퍼 한네스 할도르손(34)의 손에 걸리고 말았다. 메시가 월드컵 초보 아이슬란드에 무릎을 꿇은 장면이었다.
메시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 경기장에서 열린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D조 아이슬란드와의 첫 경기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무득점에 그쳤다. 메시가 페널티킥을 실축한 아르헨티나는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아이슬란드와 1대1로 비겨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이 주목한 가운데 경기장에 나선 메시는 무거운 부담감 속에 밀집한 상대의 장신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19분 세르히오 아궤로가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그 후 단 4분 만에 아이슬란드 알프레도 핀보가손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메시는 후반에도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페널티킥 기회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고개를 떨궜고 후반 33분에는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슈팅 기회를 잡았으나 수비수에게 공을 빼앗기며 헛발질을 하는 굴욕까지 보였다.
경기 후 메시는 “실망하지 않았다”며 “아직 크로아티아·나이지리아와의 경기가 남았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이슬란드는 골키퍼 할도르손의 선방으로 기적 같은 무승부를 수확하며 월드컵 첫 승점(1점)도 챙겼다. 할도르손은 아이슬란드가 8강 진출로 ‘얼음 동화’를 썼던 2016유럽축구선수권(유로2016)에서도 신들린 방어로 골문을 지켜낸 주인공이다. 17일 오전에 열린 D조 나머지 경기에서는 크로아티아가 나이지리아와 맞붙어 상대 자책골과 루카 모드리치의 페널티킥 골을 묶어 2대0으로 승리, 조 1위(승점 3)에 나섰다.
이날 많은 축구 팬들은 메시의 페널티킥 실축 장면을 보며 앞서 16일 오전 열린 스페인전에서 해트트릭에 성공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를 떠올렸다. 호날두는 3골 원맨쇼를 펼쳐 강호 스페인과 극적인 3대3 무승부를 이뤄냈다. 앞서 세 차례 출전한 월드컵에서 13경기 3골에 그쳤던 그는 자신의 월드컵 첫 해트트릭이자 최고령 해트트릭(33세131일)을 기록했다. 2대3으로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43분 아크서클 오른쪽에서 감아 차기로 골망을 흔든 세 번째 골은 환상적이었다. FIFA 공식 기록에 따르면 호날두는 스페인전에서 95분 동안 8,723m를 뛰었고 메시는 96분 동안 7,617m를 움직였다. 같은 B조의 이란은 모로코에 1대0으로 승리해 조 1위(승점 3)가 됐다. C조에서는 덴마크가 페루를 1대0으로 꺾고 서전을 장식했다. 앞서 같은 조의 우승후보 프랑스는 호주에 2대1 승리를 거뒀다.
이어 사마라 아레나에서 벌어진 E조 경기에서는 세르비아(34위)가 코스타리카(23위)를 1대0으로 꺾고 승점 3을 챙겼다. 세르비아의 알렉산더 콜라로프가 후반 11분 상대 진영 페널티 지역 외곽에서 왼발 감아 차기 프리킥으로 골망을 가른 게 결승골이 됐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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