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 차별도 뒤엉켜
세계의 청춘들이 축구공처럼 튄다
한 연인이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에서 키스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박종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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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사우디아리비아전을 시작으로 2018 러시아 월드컵의 막이 올랐습니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베이스캠프가 차려진 상트페테르부르크도 축구 열기로 가득 찼습니다. 러시아가 대승을 거둔 날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심가, 넵스키 거리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 나온 시민들로 가득 찼습니다.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국기를 흔들고, 서로를 헹가래치며 기뻐했습니다.
이란, 모로코, 사우디 등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온 각국 응원단도 함께 축구 열기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분장을 한 이들이 각국 응원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메웠습니다. 응원단이 함께 어우러진 모습은 사뭇 아름다웠습니다.
각국 응원단이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를 메우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박종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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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러시아의 뿌리 깊은 인종차별은 거리응원단 사이에서도 삐죽이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만취한 러시아 청년들은 각국의 모인 응원단 사이를 지나며 행패를 부리기도 했습니다. 한 청년은 모로코 가족을 향해 “고 아웃(Go out)“을 외치기도 하더군요.
러시아의 타마라 플레트뇨바 의원은 방송에서 “월드컵 기간 유색인종 외국인 남성과 성관계를 갖지 말라”며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 겪었던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당시 아시아, 아프리카 남성 사이의 아이들이 태어났고, 이들은 ‘올림픽의 아이들’로 불리며 차별을 받았다고 합니다.
러시아 정부는 플레트뇨바 의원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 여성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분별할 것이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여성들이다”라는 공식논평을 내놓았습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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