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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은 사상 첫 비디오 판독(VAR)의 도입으로 더 많은 페널티킥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페널티킥 실축은 경기 흐름을 상대에 넘겨주는 치명적인 역효과를 부른다. 월드컵 개막 초반 페널티킥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희비의 어두운 그림자는 남미 대륙을 덮쳤다.
남미 복병 페루가 크리스티안 쿠에바의 페널티킥 실축에 울었다. 앞서 열린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에 이은 남미 대륙의 러시아 월드컵 ‘PK 악몽’의 연속이다.
덴마크는 17일(한국시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유수프 포울센의 결승골로 페루를 1-0으로 꺾었다. 8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덴마크는 ‘우승 후보’ 프랑스와 함께 승점 3점을 챙겼으나 다득점에서 밀려 조 2위에 자리했다. 앞서 프랑스는 호주를 2-1로 꺾었다.
이날 경기는 덴마크보다 페루의 경기력에 관심이 쏠렸다. 페루는 1982년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남미의 복병이었다. 남미 예선에서 칠레와 파라과이를 꺾는 파란을 일으킨 팀이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 첫 경기에서 뛰어난 경기력에도 골문을 열지 못하고 월드컵의 높은 벽을 실감해야 했다. 특히 전반 종료 직전 얻은 결정적인 페널티킥 실축이 뼈아팠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페루가 잡았다. 페루는 전반 13분 안드레 카리요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덴마크 골키퍼 카스페르 슈마이켈의 손끝에 걸려 아쉬움을 남겼다.
결정적 득점 기회는 전반 종료 직전 찾아왔다. 쿠에바가 포울센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주심의 휘슬은 울리지 않았으나,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 도입된 비디오 판독(VAR)을 통해 페널티지역 안에서 쿠에바가 포울센의 발에 걸려 넘어지는 장면이 확인돼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하지만 직접 키커로 나선 쿠에바는 선제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에서 페널티킥을 허공으로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32년 만에 출전한 역사적인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첫 골을 넣을 기회도 함께 사라졌다.
수차례 기회에도 결국 전반에 득점을 만들지 못한 페루는 후반 들어 덴마크의 반격을 허용했다. 덴마크는 후반 14분 역습 기회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를 받은 포울센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페루 골망을 흔들었다.
페루는 후반 16분 에디손 플로레스 대신 공격수 파울로 게레로를 투입해 반격을 노렸지만, 끝내 선제골 이후 굳게 잠긴 덴마크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월드컵 첫 승의 영웅이 될 수 있었던 쿠에바는 경기를 마친 뒤 얼굴을 감싼 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앞서 이번 대회 첫 출전한 아이슬란드와 1-1로 비긴 남미 강호 아르헨티나의 메시가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메시는 1-1로 맞선 후반 18분 얻어낸 결정적인 페널티킥 실축으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서민교 기자 mi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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