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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러시아월드컵] 막 오른 축제…신태용호도 출격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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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러시아축구대표팀[이미지출처=연합뉴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지구촌 축구축제, 러시아월드컵이 15일(한국시간)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 경기로 막을 올렸다. 개최국 러시아가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사우디를 5-0으로 크게 이겼다.

러시아는 전반 12분 유리 가진스키가 대회 첫 골을 터트리면서 1-0으로 앞서갔다. 전반 43분에는 교체투입됐던 데니스 체리세프가 추가골을 넣고 더욱 앞서갔다. 후반 25분에는 아르템 주바가 내리꽂는 헤딩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러시아는 후반 추가시간에 체리세프와 알렉산드르 골로빈의 프리킥 득점까지 더해 경기를 5-0 승리로 끝냈다.

◆개최국의 완승, 월드컵 열기도 한층 고조= 이날 상트페테르부르크 피의 구원 사원 옆에 있는 코뉴센나야 광장에서는 거리 단체응원 행사가 열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최하는 '팬 페스트(Fan Fest)'다. 우리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 특설무대를 설치하고 다 함께 모여 축구대표팀을 단체로 응원하는 것과 같았다. 화면에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간 개막 경기가 중계되고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시청했다.

사람이 많았다. 1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광장을 꽉 차고도 남았다. 러시아 거리를 다녀보면 광장이 유난히 많다. 광장은 기적을 만드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우리도 경험했다. 시청앞, 광화문에서의 불꽃 행렬이 정권을 바꿨고 우리의 권리를 지켜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였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은 러시아의 2월, 10월 혁명이 시작된 장소기도 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이 광장은 또다른 의미의 혁명을 시작했다. 국경을 초월한 '작은 지구촌'을 만들고 모두가 하나가 됐다. 이날은 날씨가 유난히 더웠다. 러시아월드컵 개막 열기를 반영하는 듯했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12시~2시 점심시간이 지나자 상트페테르부르크 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이들은 일제히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러시아 시민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란, 모로코, 멕시코, 덴마크, 콜롬비아 등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각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한 곳에 집결했다. 이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듯이 광장에 모여 서로에게 말을 걸었다. 왼쪽 사람이 "오 러시아!라고 하자 오른쪽 사람이 "오 브라질!"하며 서로 상대방의 모국이름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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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 응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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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가지 악재 안고 월드컵 16강 도전하는 신태용호= 우리 대표팀도 18일 스웨덴과의 F조 첫 경기를 준비한다. 세 가지 악재와 싸운다. 무관심, 미완성, 혹평.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13일 지방선거 등 사회적 이슈에 가렸다. 대표팀의 경기력도 부진해 기대치를 더 떨어뜨렸다.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 앞서 열린 평가전 네 경기에서 1승1무2패를 기록했다. 또 평가전마다 선발로 나가는 선수들이 바뀌고 수비전술은 스리백(3-back)과 포백(4-back)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고 번갈아 썼다. 팬들은 대표팀의 실험이 너무 잦다며 등을 돌렸다. 국내외에서는 우리 대표팀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이 가운데 대표팀은 '통쾌한 반란'을 일으키겠다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48)은 "스웨덴과의 경기에 올인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면 축구 붐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신태용호, 스웨덴과 치열한 물밑 정보전= 대표팀이 스웨덴을 넘기 위해서는 우선 정보전에서 앞서야 한다. 18일 경기는 치열한 물밑 정보전의 결말을 보여줄 것이다.

정보전은 여러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평가전 영상이 조용히 거래된다. 최근 축구경기는 첨단 카메라 등에 영상으로 담겨 오랜 기간 보존될 수 있다. 우리 대표팀과 평가전을 한 팀들을 통해 스웨덴이 경기 영상을 수집하려고 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1일 오스트리아에서 한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을 앞두고 "경기내용을 담은 영상을 받기 위해 스웨덴이 세네갈과 접촉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평가전에 전력을 쏟을지를 고민했었다.

혹은 007 첩보작전을 연상케 하듯, 비밀리에 숨어서 경기와 훈련 모습을 염탐한다. 스웨덴이 우리 축구대표팀의 레오강 전지훈련을 염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스웨덴 일간지 익스프레센에 따르면 스웨덴 전력 분석 요원인 야콥손은 레오강 훈련장 인근의 산에 있는 한 독일 부분의 집을 빌려 고성능 망원경과 비디오카메라로 우리 대표팀 훈련 과정을 지켜봤다.

또는 사람을 고용해 훈련장과 경기장에 일반인처럼 출입케 해 정보를 빼오기도 한다. 우리 축구대표팀이 볼리비아와 친선경기를 한 지난 7일.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볼리스타디움에서는 관중석 곳곳에 수상한 인물들이 있었다. 이들은 메모지에 조용히 우리 대표팀의 선수구성과 포메이션을 그렸다. 스웨덴 혹은 멕시코 대표팀으로부터 고용돼 우리의 경기정보를 입수하려 온 스파이들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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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월드컵을 준비하는 축구대표팀[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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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과 코치가 경기장에 가서 상대팀 경기를 보는, '돌직구' 방식도 있다. 신태용 감독과 차두리 코치는 지난 10일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열린 스웨덴과 페루 간 친선경기를 현장에서 봤다. 아니면 외국인 코치 또는 감독의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정보를 입수하기도 한다. 우리 축구대표팀도 스페인 출신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의 인맥을 동원해 스페인에서 활약하는 멕시코 선수들의 장단점을 확인했다.

정보전은 예나 지금이나 치열하다. 옛날에도 상대팀들 간에 정보전이 있었다. 1994년 미국월드컵 때 대표팀은 대회 전에 독일 프로축구팀 바이엘 레버쿠젠과 연습경기를 한 후 베른트 슈스터 레버쿠젠 감독으로부터 월드컵에서 경기할 스페인의 정보를 많이 얻었다고 한다. 슈스터는 선수시절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등 스페인 무대에서 활약해 정보통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보전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활용하는 장비가 최첨단으로 발달하고 인터넷, 사회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을 통해서도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보는 확산 속도도 빨라 한번 노출되면 이를 제어하기 어렵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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