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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월드컵] 잠시 잊고 있던 키맨, '엔진' 이재성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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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이재성이 5일 오후(현지시간) 사전 캠프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근교 레오강(Leogang) 스타인베르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2018.6.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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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뉴스1) 임성일 기자 = 손흥민이 대한민국의 에이스라는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이상할 것 없는 일이다. 세계 최고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수준급 공격수로 꼽히는 선수다. F조에서 한국을 상대하는 스웨덴, 멕시코, 독일도 적어도 손흥민은 알고 있다.

14일 오전(현지시간) 한국대표팀이 훈련하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을 찾은 스페인 방송매체 보스타 마리아 기자는 "스웨덴에서도 많은 이들이 프리미어리그를 본다. 손흥민은 스웨덴에서도 유명한 선수"라는 말로 그가 경계대상임을 에둘러 전했다. 다른 나라들도 대동소이할 전망이다.

이것저것 다 숨기고 싶으나 손흥민이 공격의 핵이라는 것까지 감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성용이라는 또 다른 프리미어리거가 주장완장을 차고 팀의 중심을 잡고 있으며, 오스트리아리그 간판클럽 잘츠부르크 소속의 젊은 공격수 황희찬이 뛰고 있다는 것도 다른 팀들이 꿰고 있을 정보다. 그래도 이들이 비중은 크다. 그리고 맞물려, 상대적으로 시선이 덜할 이재성이 해줘야할 몫도 크다.

이재성은 현재 대표팀 공격진의 확실한 선발 요원이다. 소위 '트릭' 발언으로 많이 이슈가 됐던 지난 7일 볼리비아와의 평가전 때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과 이재성을 벤치에 앉혀두고 경기를 시작했다. 이재성이 빠진 자리에는 문선민이 배치됐는데, 여러 정황상 이재성이 문선민과의 경쟁에서는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반면 마지막 모의고사였던 11일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 때는 이재성이 선발로 필드를 밟아 풀타임을 소화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이재성의 출전은 확실시 된다. 그리고, 좋은 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러시아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재성의 몫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었다. 더 정확히는 2선에서 손흥민을 지원해줄 이재성과 권창훈이 성패의 열쇠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손흥민의 집중견제가 불 보듯 뻔하니 부담을 나눠야한다는 조언이었다. 그 시선은 여전히 참이다. 그런데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알다시피 권창훈이 아킬레스건 파열로 아예 엔트리에서 빠지는 대형 악재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신태용 감독이 구상하던 공격조합은 완전히 어그러졌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그리고 동시에 이재성 어깨에도 조금 더 무거운 짐이 실리게 됐다. 어쩔 수 없는 일이고 극복해주기를 바랄 뿐인데, 그럴만한 능력도 가치도 지닌 선수다.

뉴스1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하는 축구대표팀 이재성이 5일 오전(현지시간) 사전 캠프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근교 레오강(Leogang) 스타인베르그 스타디움에서 고강도 공수 훈련을 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는 12일까지 레오강에 머물며 두 차례의 평가전을 거친 뒤 월드컵 격전지 러시아로 이동한다. 2018.6.5/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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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일이 많다. 신태용 감독이 들고 나올 최종 전술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측면 날개를 포함한 2선 미드필더로 전방 공격수들과 함께 적진을 교란해야한다. 신 감독 스타일상 공격수들의 자연스러운 위치 이동이 많을 것을 염두에 둔다면, 지원사격에 그쳐서는 곤란하다. 스스로 마무리해야하는 장면도 나와야한다는 뜻이다.

프리킥도 담당해야한다. 오스트리아 레오강 캠프를 살핀 결과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에서는 손흥민과 정우영이 오른발로 프리킥을 찼다. 반대쪽에서는 이재성과 김영권이 왼발로 공을 감았다. 거리가 좀 먼 위치에서는 묵직한 무회전 킥이 가능한 오른발의 정우영과 왼발의 김영권이 번갈아 슈팅을 시도했다. 이재성의 왼발은 코너킥에서도 활용될 전망이다.

공격만으로 끝나서도 안 된다. K리그에서 익히 보여줬듯, 이재성의 가장 큰 장점은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운 수비 가담력이다. 소속팀인 전북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현재 우리나라 미드필더 중 이재성만큼 공수 밸런스를 갖춘 선수가 없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 밸런스가 전북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팀이 신태용호다. 일단은 선제실점 하지 않고 잘 막아내는 것이 중요한 스웨덴전의 예상전개를 떠올릴 때, 앞에서 충실하게 뛰어주는 이재성의 희생이 반드시 필요하다. 강한 전방 압박과 함께 높은 위치에서 공을 점유, 빠르게 역습한다는 게 우리 공격의 중요 형태라면 '엔진' 이재성이 멈추면 곤란하다.

이재성도 레오강 전훈을 마치고 러시아로 넘어오는 비행기 안에서 태블릿PC로 경기 영상을 계속 돌려보고 있었다. 스스로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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