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1 (월)

[상트 라이브]'여기는 유럽이다'…러시아 대승이 신태용호에 주는 메시지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러시아의 유리 가진스키가 15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츠니키 경기장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개막전에서 첫 골을 넣은 뒤 축하받고 있다. 출처 | 월드컵 공식 트위터



[상트페테르부르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꼴찌와 꼴찌에서 2등하는 팀의 대결치고는 너무나 의외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로 월드컵 본선 참가국 중 순위가 가장 낮은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67위)를 5-0으로 대파한 것은 같은 아시아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러시아는 홈팀이었지만 경기 내용을 보면 관중의 응원 외엔 어떤 어드밴티지도 얻지 않았다. 전반 12분 코너킥 기회에서 루리 가진스키가 터트린 첫 골부터 후반 49분(추가시간) 알렉산다르 골로빈의 직접 프리킥 골까지 다채로운 득점 루트를 선보이며 12년 만에 본선에 오른 사우디아라비아를 때려 눕혔다. 볼점유율은 사우디아라비아가 60%로 훨씬 높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러시아의 대승이 주는 교훈은 ‘이 곳이 유럽’이란 점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5월 초부터 스페인과 스위스에서 전지훈련을 하며 알제리, 그리스, 이탈리아, 페루, 독일 등 세계 톱클래스부터 1급 팀까지 그들이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평가전 시리즈를 펼쳤다. 알제리와 그리스는 각각 2-0으로 이겼고,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독일전에선 적지에서 1-2로 아깝게 졌다. 이탈리아에게도 1-2로 졌다. 하지만 개막전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 무섭게 내달린 팀은 조직력을 갖고 상대 문전을 차근차근 공략한 러시아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유효슛 하나 없이 패퇴했다. 후안 안토니오 피치 사우디아라비아 감독이 언제 경질될 지 모르는 위기를 맞았다. 러시아는 힘과 높이에서 아시아 팀 사우디아라비아보다 몇 수 위였다.

러시아 월드컵은 2006년 이후 유럽에서 12년 만에 벌어지는 대회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유럽에서 열릴 땐 유럽 국가들이 초강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독일 월드컵 땐 4강팀이 전부 유럽이었고, 1998 프랑스 월드컵 때도 개최국 프랑스가 브라질을 결승에서 3-0으로 이기는 등 유럽 대회에선 유럽 국가들이 1958년 스웨덴 대회 브라질을 빼고 9번 우승했다. 반면 아시아는 유럽 대륙에서 특히 약했다. 역대 유럽 대회에서 아시아 팀들은 총 39경기를 치렀는데 3승 8무 28패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가 러시아에 대패하면서 1패를 더했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은 1966년 잉글랜드 대회 북한이 유일하다. 북한이 1966년에 이탈리아를 이겼고, 1998년 이란이 미국을, 2006년 한국이 토고를 이긴 것이 아시아 예선을 통과한 팀의 승리 기록 전부다.

그 만큼 유럽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것이 유럽 국가들의 특징이다. 아시아는 제 기량을 좀처럼 발휘하지 못했다.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전이 대표적이다. 전력의 100%를 충분히 쏟아내 예상 밖 대승을 거둔 러시아는 이번 대회 유럽 국가들의 강세를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신태용호도 이를 참고해서 스웨덴전부터 경계하고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ilva@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