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 무승' 스웨덴, 8강 못 가는 멕시코…F조 '징크스 열전'

출처 | 스웨덴축구협회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대령기자]월드컵을 지켜보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로 징크스를 빼놓을 수 없다. 징크스는 어떤 팀에는 지독하게 벗어나고 싶은 ‘저주’로, 어떤 팀에는 깨지지 않았으면 하는 ‘축복’으로 작용한다. 때로는 그 존재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해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한국 역시 조별리그에서 유럽 팀에 승리를 거둬야 16강에 진출하는 징크스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는 징크스를 안고 있다. F조에서 신태용호와 맞대결을 펼칠 독일과 스웨덴, 멕시코도 예외는 아니다.

◇ 스웨덴, 월드컵 첫 경기 무승 징크스
스웨덴은 오는 18일 한국과의 첫 경기에서 신태용호 뿐만 아니라 48년 묵은 징크스와도 싸워야 한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탈리아에 0-1로 패한 스웨덴은 마지막 참가 대회였던 2006 독일월드컵까지 한 번도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 1974년 독일월드컵에서는 1차 조별리그를 통과해 2차 조별리그에 진출했고,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는 3위를 차지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지만 두 대회에서도 모두 첫 경기에서는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이번 대회 스웨덴의 첫 상대는 한국이다. 스웨덴이 한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자신들을 괴롭혔던 징크스까지 깨게 된다.

반면 좋은 징크스도 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만나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잉글랜드는 스웨덴과 월드컵 예선에서 두 차례, 본선에서 두 차례 만났지만 네 경기에서 모두 무승부로 끝났다. 이번 대회에는 비록 다른 조에 속했지만, 두 팀이 모두 16강에 진출할 경우 대진상 8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다.

◇ ‘16강 단골’ 멕시코, 8강 앞에선 종이호랑이
멕시코는 지독한 ‘16강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1994년 미국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월드컵까지 6회 연속 조별리그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지만 단 한 번도 8강으로 향하는 관문을 넘지 못했다. 한국을 제치고 16강에 나섰던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독일에 밀려 16강에서 탈락했고 브라질과 무승부를 거두고 크로아티아에 3-1로 완승을 챙기는 등 무패로 16강에 진출했던 지난 대회에서는 네덜란드에 철퇴를 맞고 탈락해 아쉬움을 삼켰다. 징크스가 시작되기 전 자국에서 개최된 1970년과 1986년 월드컵에서는 8강에 진출한 바 있어 ‘멕시코가 다시 8강에 오르려면 월드컵을 유치해야 한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13일 멕시코가 미국·캐나다와 함께 2026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멕시코의 ‘16강 징크스’가 정말 2026년에야 깨지게 될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생겼다.

◇ 독일, 아시아 국가 상대로는 ‘전승’, 이탈리아 상대로는 ‘무승’
‘전차 군단’ 독일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만난 아시아 국가를 상대로 전승을 거뒀다. 승부를 가리지 못한 적도 없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5-1로 대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1994년 ,1998년, 2002년 대회에서 차례대로 한국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를 꺾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아시아축구연맹(AFC)으로 편입한 호주까지 4-0으로 무릎을 꿇렸다. 그러나 독일은 아시아를 상대로는 맹렬한 기세를 떨치면서도 유독 이탈리아 앞에서는 약해졌다. 서독 시절을 포함해 이탈리아와 월드컵에서 다섯 번 만나 2무 3패를 기록하는 ‘아주리 징크스’에 시달렸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에서는 결승 무대에서 패해 이탈리아가 우승컵을 드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봐야 했다. 이 징크스는 비단 월드컵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대회에서도 이탈리아에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던 독일은 지난 유로 2016 8강전에서야 처음으로 이탈리아를 꺾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뒀기에 공식 기록은 승리가 아닌 무승부로 남아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이탈리아가 예선에서 탈락하며 두 팀의 맞대결은 볼 수 없게 됐지만 이탈리아를 예선에서 꺾고 올라온 스웨덴이 독일과 만나 보는 재미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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