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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김성민의 풋볼스키] 러시아가 최약체라고? 푸틴이 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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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모스크바(러시아)] 축구는 확장성이 크다. 경기장에 머물지 않고 정치, 문화 등 곳곳에 융화된다. 전 세계인의 축제인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변함이 없다. '김성민의 풋볼스키'는 월드컵 현장서 펼쳐지는 축구의 다양한 모습을 조명한다. [편집자주]

러시아 축구 대표팀(이하 러시아)이 우려에도 불구하고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러시아는 15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지니키 스타디움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공식 개막전서 5-0으로 대승했다.

대승의 핵심은 넓은 활동량과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이었다. 전반 13분 가진스키의 헤딩골로 포문을 연 러시아는 간결한 경기 운영으로 4골을 추가해 기분 좋은 첫 걸음을 내딛었다.

사실 개최국 러시아는 개막전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다. 역대 개막전에 나선 개최국이 패하지 않는다는 징크스가 있지만, 최약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70위. 본선에 참가한 32개국 중 가장 낮은 순위다. 또, 러시아는 올해 치른 A매치 경기서 1무 3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통틀어서 7경기 3무 4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기록했다.

블라지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하 푸틴)도 근심이 가득했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이미지 쇄신을 기대하고 있는 까닭이다. 푸틴은 차가워진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움츠러든 경제를 활성화 시키려한다. 실제로 푸틴은 이달 21일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의 정삼회담이 예정돼 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도 조율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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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으로 유럽연맹으로부터 경제 제재도 받고 있는데, 월드컵 기간내 방문하는 유럽 주요 국가 수장들과의 만남으로 실마리를 풀려한다. 루지니키 스타디움서 만난 '스포르트 익스프레스'의 취재기자는 "푸틴 대통령은 월드컵을 통해 궁지에 몰린 상황을 타개하려 할 것이다.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확신하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시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모스크바 시내서 열린 '팬 페스트' (FAN FEST)에 참가한 안드레이씨는 "월드컵으로 인해 경기가 일시적으로 부양되겠지만, 오래는 가지 못할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롭게 도약하는 러시아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푸틴의 복안이 빛을 내려면 러시아의 활약이 동반되야 한다. 개최국의 성적이 좋지 못하면 자연스레 월드컵 흥행도 떨어진다. 이런 까닭에 이번 개막전 승리의 의미는 크다고 볼 수 있다. 상대팀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도 약팀으로 분류되지만, 5-0이라는 스코어는 평가절하 될 수 없다. 또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러시아에 힘을 싣는다.

푸틴은 영어를 잘 구사하면서도 공식 석상에서는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다. 이번 개막전서도 영어 구사를 완전히 배제했다. 그럼에도 푸틴은 지난 2010년에 월드컵 유치가 확정된 후, 국제축구연맹에 "진심을 다하여 감사합니다.(From bottom of my heart, thank you)"라는 영어 인사를 하여 이목을 끌었다. 궁지에 몰리면 푸틴도 변할 수 있는 법이다.

폐회식에서 푸틴은 원하는 것을 얻어갈 수 있을까? 그리고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영어로 화답할까? 남은 상대가 남미의 강호인 우루과이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버티고 있는 이집트라 쉽지 않은 길이 되겠지만, 개막전 대승으로 푸틴은 한시름 놓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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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김성민(리버풀 펍 봉황당 대표) 칼럼니스트

사진=게티 이미지, 김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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