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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6 (목)

[월드컵개막③] 부담은 형님들 몫… 겁 없이 덤벼라 황희찬 이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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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인의 축구 축제‘ 2018 러시아 월드컵이 14일 밤 12시(한국시간) ‘개최국’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의 A조 1차전을 시작으로 32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한국을 비롯 2014 브라질 대회 우승팀 독일 등 32개국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4개 팀씩 8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친 뒤 각조 1, 2위 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 챔피언을 가린다.
이번 대회에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네이마르(브라질) 등 스타들이 총출동, 조국의 명예를 걸고 화려한 기량 대결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뉴스1

2018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표팀 황희찬-이승우가 9일 오전(현지시간) 사전 캠프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근교 레오강(Leogang) 스타인베르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훈련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즐거워하고 있다. 2018.6.9/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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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뉴스1) 임성일 기자 = 한국에서 가장 많은 월드컵 무대를 경험한 이는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다. 21세 대학생 신분으로 1990 이탈리아 월드컵 명단에 올라 조별예선 3경기에 모두 출전했던 홍명보 전무는 이후 1994 미국 대회와 1998 프랑스 월드컵 그리고 커리어 대미를 장식했던 2002 한일 월드컵까지 4회 연속 최고 무대를 누볐다. 전 세계를 통틀어도 4회 연속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만큼 많은 경험을 쌓은 그도 월드컵 무대는 무게감이 다르다 고백했다. 홍 전무는 "다른 일들은 자꾸 반복하면 좀 나아지는데 월드컵은 별개더라"면서 "가장 마지막이던 2002 월드컵 때는 두렵기도 했다"는 고백을 전한 바 있다.

한일 월드컵 때의 '공포'는 책임감 때문에 더해진 무게이기도 하다. 홍 전무는 "모든 선수들이 긴장하고 또 부담도 되겠으나 각자의 무게감은 다르다"면서 "이번 대표팀도 마찬가질 것이다. 기성용의 월드컵과 손흥민의 월드컵과 황희찬이나 이승우의 월드컵은 다르다"고 전했다.

손흥민이 "4년 전에는 마냥 설레고 자신감이 넘쳤지만 지금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한 것이나 오스트리아 레오강 훈련장부터 기성용의 표정에 웃음기가 사라진 것 모두 짊어진 무게가 다른 까닭이다. 별 수 없는 일이다. 극복해 이겨내야 한다.

아무래도 막내 황희찬이나 이승우는 브라질 때 손흥민처럼 감이 오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마냥 마이너스라 생각할 필요는 없다. 지금의 홀가분함을 활용할 필요도 있다는 뜻이다.

사실 월드컵 쯤 큰 무대라면 복잡한 계산이 답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생각이 많으면 외려 발이 굳을 수 있다. 물론 마음대로 머리를 계산할 수는 없는 법. 그런 측면에서 아직 겁 없는 황희찬이나 이승우는 신태용호의 비기가 될 수 있다. 이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3명의 최종 엔트리로 본격적인 훈련이 진행된 오스트리아 레오강 사전캠프에서 대표팀의 '에너지'를 담당한 이들을 꼽으라면 단연 막내 듀오 황희찬과 이승우다. 가장 어린 선수들인 만큼 훈련장 안팎에서 파이팅을 불어 넣었다. 큰 목소리도, 애교도 이들의 몫이었다. 그야말로 막내답게 뛰었는데 그렇다고 단순히 '분위기메이커'라 생각하면 오판이다. 실력은 막내답지 않다.

뉴스1

2018 러시아월드컵 축구대표팀 이승우가 8일 오전(현지시간) 사전 캠프지인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근교 레오강(Leogang) 스타인베르그 스타디움에서 열린 단체 사진촬영에 앞서 황희찬과 장난을 치고 있다. 2018.6.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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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은 지난 11일 세네갈과의 최종 평가전 후 "컨디션에 문제가 좀 있었던 박주호와 황희찬은 어쩔 수 없이 빠졌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은 필요한 위치에 다 배치됐다"는 말로 사실상 베스트에 가까운 멤버를 출전시켰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이 발언 속에 황희찬과 이승우의 현재 입지가 엿보인다. 당시 이승우는 이재성과 함께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체력 안배와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출전시키지 않은 황희찬도, 지난 7일 볼리비아전에 이어 계속 선발 기회를 주고 있는 이승우도 신태용 감독의 머리에 꽤 큰 범위로 자리 잡고 있다는 방증이다.

필드 안팎에서 겁이 없는 두 선수는 러시아에서의 첫 훈련을 마치고도 남다른 각오로 취재진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황희찬은 "러시아 TV에서 축구 뉴스도 많이 틀어주고, 확실히 월드컵은 월드컵인 것 같다. 하지만 특별한 기분이 드는 것은 아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만 머리에 그리고 있다"면서 "상대는 당연히 나보다 큰 선수들이고 강한 선수들이다. 난 그런 상대를 이겨내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것 같다. 그것을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는 승부욕을 전했다.

이승우는 한국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는 질문에 "지금까지 나간 월드컵에서 항상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다. 아시아 팀들이 좋은 성적을 못 내니까 외신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서 "예측은 할 수 있으나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충분히 스웨덴을 이길 수 있다"고 다부진 목소리를 전했다.

황희찬은 "형들이 워낙 많이 예뻐해 주니까 나와 승우가 많이 애교도 부리고 까불면서 분위기를 띄운다"며 웃었다. 어쩌면, 이들이 나라 전체의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 수도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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