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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변화무쌍’ 2번 타자에도 순항 중인 롯데, 그럼에도 계속되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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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이른바 강한 2번 타자가 대세지만, 롯데는 조금 다르다.

메이저리그에서 시작된 ‘강한 2번 타자’ 기용은 일종의 유행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적인 통념과는 달리 장타력은 물론 득점권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선수들이 2번 타자로 기용되는 경우가 잦다. 단적인 예로 최근 2번 타자로 자주 기용되는 SK의 한동민, KT의 멜 로하스 주니어 등이 그렇다.

모두가 ‘강한 2번’을 부르짖는 시대에 롯데는 다소 흐름을 역행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주전 2번 타자를 정해 놓는 대신 잦은 변화를 택한다. 어떻게 된 일일까.

조원우 롯데 감독은 타순의 흐름과 상대 투수와의 상성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고정 타순보다는 상황에 맞춰 변화를 택한다. 상위 타순이 아무리 강해도 하위타순이 쉬어가는 타선처럼 무기력하다면 팀 전체가 탄력을 받기 힘들다는 것이 조 감독의 생각.

따라서 2번 타자 혹은 중심 타선에 있을 법한 선수가 하위타순에 배치되기도 한다. 타격감이 준수한 선수가 하위타순에서 일종의 뇌관이 되어주길 희망하는 것인데, 다행히 성적은 좋았다. 롯데는 5월에만 10승 4패를 올렸다.

변화무쌍한 2번 타자 라인업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문제 역시 따른다. 전체적인 밸런스는 좋을지 모르나, 2번 타순에 다소 타격이 약한 선수가 배치되는 경우가 잦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손아섭의 2번 타자 고정 기용이다. 붙박이 리드오프 전준우와 나란히 배치된다면 이보다 위력적인 테이블세터도 없다. 2번 타자로서도 성적(19일 기준 타율 0.347, 출루율 0.420)이 좋았다.

문제는 손아섭의 클러치 능력을 쉽게 포기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손아섭의 시즌 득점권 타율은 19일 기준 0.395(43타수 17안타)로 전준우, 채태인에 이어 팀 내 3위에 해당한다. 그렇다 보니 중심 타선 중 하나인 3번 타자로 나서는 일이 잦다.

결국 2번 타자로는 타격감이 다소 약해 보이는 선수들이 자주 기용되고 있다. 김문호, 오윤석을 포함해 최근엔 문규현이 2번 타자로 자주 나서는 중이다.

‘2번 타자’ 문규현이 선발 라인업에 본격적으로 포함된 지난달 20일부터 19일까지의 타율은 0.271(48타수 13안타), 1홈런, 8타점. 나쁘지는 않지만, 최적의 카드로 평가하기에도 어딘가 부족하다.

여전히 손아섭을 대신할 만한 고정 2번 타자는 없는 셈. 그렇다고 매번 2번 타자를 바꾸는 선택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이라 보긴 어렵다. 2번 타자를 향한 롯데의 고민은 계속된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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