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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런닝맨’→넷플릭스…조효진PD가 말하는 글로벌 예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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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세계 시장에 대한 강박은 없었어요. 잘하는 걸 하자는 마음이었죠.”

자신감 있는 목소리였다. 넷플릭스 예능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이하 ‘범바너’)를 연출한 조효진 PD였다.

‘범바너’는 유재석·안재욱·김종민·이광수·박민영·세훈(엑소)·김세정(구구단)이 출연하는 추리예능이다. 총 10부작으로, 지난 4일 첫 선을 보인 후 현재 4회까지 공개됐다. 넷플릭스가 처음 제작한 한국 오리지널 예능이다. 아시아에선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과거 SBS ‘런닝맨’을 연출했던 조효진 PD와 유재석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조 PD는 ‘런닝맨’을 SBS 대표 예능으로 올려놓은 스타 PD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웃음이 강점이다. 조 PD는 “유재석을 중심으로 캐스팅이 진행됐다”며 “유재석이 하지 않는다고 했다면 프로그램도 만들어질 수 없었다”고 유재석에게 공을 돌렸다.

조 PD는 SBS 예능국 출신으로 2001년 입사해 SBS ‘런닝맨’, ‘패밀리가 떴다’ 등을 연출했다. 2014년 ‘런닝맨’ 중국판인 중국 저장위성TV ‘달려라 형제’ 제작에도 참여했다. 그 이듬해 함께 프로그램을 제작했던 장혁재 PD, 김주형 PD와 SBS를 나와 컴퍼니 상상을 차렸다. 첫 작품이 바로 ‘범바너’다. 지난해 4월 넷플릭스의 제안을 받고 기획안 중 하나를 제출했더니 3일 만에 승인이 떨어졌다.

장단점이 뚜렷했다. 사전 협의 기간이 길어 계약서 작성까지 인내심이 필요하지만, 덕분에 제작할 땐 자유가 보장됐다. 또 지상파처럼 매주 프로그램을 “찍어내는 게” 아니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도 있었다. 원하는 대로 세트를 만들고 사후 작업을 할 시간도 확보됐다.

넷플릭스는 시청률이나 조회수를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 지난해 공개된 봉준호 감독의 ‘옥자’도 마찬가지였다. ‘범바너’ 또한 “반응이 좋았다”는 담당자의 귀띔이 전부였다. 뜨거운 화제성은 공개 첫날 국내 포털사이트로 입증됐다. 다음날까지 ‘밤바너’가 인기 검색어로 오르내렸다. 해외 사이트도 들썩였다. 조 PD는 “마냥 신기하더라”고 감상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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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바너’에 대한 엇갈린 평가도 조 PD는 잘 알고 있었다. 가상현실과 리얼리티의 접목이 제작진의 의도였지만, 추리와 예능의 적절한 배합이 쉽지 않았다. 출연자들이 추리를 푸는 과정은 리얼이지만, 그 외는 설정과 대사가 있다. “예능과 시트콤의 중간”이란 반응이 나온 이유다. 조 PD는 “첫 회를 찍고 유재석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더라. 이후 멤버들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회를 거듭할수록 역할에 몰입하며 재미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막과 배경음악도 기존 한국예능과 차이가 컸다. 두 가지 모두 최소화했다. 자막은 시청자의 몰입을 높이기 위한 제작진의 선택이었다. 전 세계 190개국 1억 2000만 명의 시청자를 상대한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었다.

“처음엔 평소대로 자막을 사용했어요. 추리에 몰입이 안 되더라고요. 자막도 줄이고 VJ들도 컴퓨터 그래픽(CG)으로 지웠죠. VJ 지우는 데만 한 달이 걸렸어요. (웃음) 넷플릭스 쪽도 그 편을 좋아했어요. 26개 언어로 번역해야 하니까요. 음악도 비슷해요.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저작권을 통과해야 하거든요. 방송국에선 별도의 부서에서 이를 해결해주지만, 그럴 수가 없으니까 이참에 새로 만들었어요. 직접 트랙을 만들다 보니 통일성이 생겨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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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상파를 거쳐 중국, 그리고 글로벌 플랫폼까지. 다양한 시장을 경험한 조 PD에게 K-예능의 세계화를 위해 필요한 것을 물었다. 그의 답은 ‘자본’이었다.

“중국은 간접광고(PPL)가 놀라운 수준이에요. 화면에 노골적으로 등장해요. 물론 넷플릭스엔 PPL 전혀 없어요. 기본적으로 유료 서비스이기 때문이죠. 국내서도 지상파 중간광고가 허용된다면 제작하는 사람들이 제작비 걱정을 덜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만큼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힘을 쏟는 거죠.”

‘범바너’는 이번 성적에 따라 추후 시즌2 제작 여부가 결정된다. 이와 별도로 조효진 PD는 앞으로 어떤 예능을 만들어갈까.

“(유)재석이 형과 작업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요즘 유행하는 관찰예능이나 ‘먹방’도 좋지만, 장르가 다양했으면 좋겠다고요. ‘범바너’로 가상현실이란 설정에 예능을 시도했으니까 다음엔 리얼 버라이어티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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