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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젊은피' 맹활약 속에 새삼 주목받는 '기둥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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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KT 강백호가 3일 잠실구장에 도착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끝을 속단할 수 없는 역대급 순위 쟁탈전이다. 순위가 실시간으로 뒤바뀌니 선두나 최하위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건 매 한가지다. 중위권뿐만 아니라 1위 싸움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KBO리그다. 때문에 ‘기둥론’이 새삼 힘을 받고 있다.

올해 KBO리그는 베테랑의 침묵과 젊은 피의 약진이 교차하면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연승 연패를 반복하다보니 10개구단 감독 모두 “적어도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는 이런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질 것 같지 않던 팀이 한 방에 고꾸라지기도 하고 탈출구가 없어보일 것 같은 팀이 기사회생해 혼전을 부추긴다. 개막 초반부터 선두를 이끌고 있는 두산 김태형 감독은 “올시즌 판도는 정말 예측불가다. 우리 팀도 언제 위기에 빠질지 모른다”고 엄살을 부렸다. 국가대표 야수진에 10개 구단 중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이지만 정규시즌 우승을 속단할 수 없다고 한다.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이 동력이 약해지면 (팀이)어떻게 변할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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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불펜 곽빈이 15일 두산베어스와 넥센히어로즈의 경기 7회말 위기에 몰리고 있다.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실제로 두산은 고졸 신인 곽빈을 비롯해 박치국, 이영하 등 20대 초반 젊은 투수들의 힘으로 헐거운 불펜진을 끌어 왔다. 김강률과 이현승의 구위가 이전만 못하고 함덕주 홀로 악전고투하고 있어 불펜진의 체력 저하가 아킬레스건이다. 내야수 정은원과 외야수 제라드 호잉, 투수 서균과 박상원 등이 인상적으로 활약한 한화도 ‘젊은 피’의 신선함으로 베테랑들이 숨을 고를 시간을 벌었다.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한화 한용덕 감독은 “베테랑들이 꾸준히 제 몫을 해줘야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베테랑들이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고 팀 색깔을 바꾸는 ‘젊은 피’의 활약에 각 팀 감독들이 오히려 긴장하는 표정이다. 베테랑들의 컨디션 저하로 고전 중인 KIA나 NC가 더 여유있게 시즌을 치르는 듯한 인상을 준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13일 사직 KT전을 앞두고 “그래도 베테랑들이 팀을 끌어줘야 안정적으로 시즌을 운영할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은 풀타임으로 시즌을 치러본 노하우가 없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한 번 (페이스가)떨어지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KT 김진욱 감독 역시 “우리도 고졸 신인 강백호가 있지만 젊은 선수들은 체력적으로 빨리 지치기 마련이다. 어린 친구들이 맹활약 할 때 베테랑들이 체력을 비축해뒀다가 중요한 순간에 힘을 발휘해야 팀이 반등할 수 있다. 그런 팀이 강한 팀”이라고 강조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KIA가 반등할 날이 머지 않았다. 안치홍과 이범호가 타선에 합류하면서 위압감이 달라졌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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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29일 수원 kt전에서 0-2로 뒤진 4회 타석을 준비하며 스윙을 점검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삼성의 잇딴 부진 역시 4번타자 최형우를 프리에이전트(FA) 경쟁에서 놓친 후유증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최형우와 박석민, 채태인이 모두 팀을 떠나면서 삼성 타선에 기둥 구실을 할 선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반면 KIA는 기존의 김주찬과 이범호에 확실한 4번타자 최형우가 가세해 강팀으로 도약했다. SK 염경엽 단장은 “그래서 ‘기둥’이 중요하다. 팀에 중추 역할을 할 기둥이 견고하게 중심을 잡아줘야 젊은 선수의 성장과 안정적인 전력 운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 베테랑, 특히 팀내에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핵심자원은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대체선수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지켜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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