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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OSEN '오!쎈 테마'

[오!쎈 테마] ‘구단별 온도차’ 1차 지명 제도, 개편안 놓고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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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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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KBO 신인지명과 관련된 논의가 재시작됐다. 그러나 구단별로 온도차는 뚜렷하다. 현행 유지를 주장하는 구단이 많다. 이렇다 할 성과물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다.

KBO 리그의 신인드래프트 제도는 몇 차례의 변화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1차 지명은 가장 전통적인 방식이다. 각 구단의 지역 연고권을 인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1차 지명에 대한 논란이 많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전면 드래프트를 시행하기도 했으나 2014년 부활했다. 이러한 제도 변화는 양쪽 모두 문제점이 있음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1차 지명에 대한 문제의식이 그렇게 크지 않았다. 지역 연고로 성장한 프로야구의 상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망주들의 서울권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서 불만이 생겼다. 서울권은 상대적으로 모교나 동문회 차원에서 지원이 많다. 이제는 지방 명문 학교들과의 격차도 제법 벌어졌다는 게 아마추어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한 고교 감독은 “서울권 몇몇 팀들은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나기도 한다. 학부모들도 상당한 금액을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반대로 지방권 학교들은 학교나 동문회 차원들의 지원이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 미국 전지훈련은 꿈에도 꾸지 못할 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감독은 “그러다보니 야구를 좀 잘 한다는 어린 선수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서울로 간다. 이대로 가면 지방권 학교들이 계속 고전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1차 지명 제도에서는 서울 연고를 가지고 있는 세 팀(LG·두산·넥센)이 수혜를 본다는 지적이다. 상대적으로 약한 팜을 보유한 구단 단장은 “양창섭(삼성) 사례 외에도 2차 지명 상위를 보면 서울 쏠림 현상을 잘 알 수 있다. 서울에서 1차 지명을 받지 못하는 선수가 2차 1라운드에서는 죄다 상위권에 뽑힌다”면서 “팜이 약한 팀들은 2차 2~3라운드에서나 지명될 선수를 어쩔 수 없이 1차로 선택하는 해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구단별 투자액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도 아니다. 아마추어 야구에 대한 투자는 거의 비슷하다. 때문에 1차 지명을 폐지하고, 다시 전면드래프트로 돌아가자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3월부터 단장급 실행위원회부터 계속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1차 지명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현 상황에서 최소 6개 팀이 ‘현행 유지’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세 팀은 당연히 현행 유지를 원하고, 지방의 세 팀도 전면드래프트 도입에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면드래프트에 찬성하는 구단은 수도권 두 팀, 그리고 상대적으로 팜이 약한 지방의 두 팀이다. 표결에서는 승산이 없다. 또한 가시적으로 들어오는 향후 2~3년 정도의 손익 계산도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1차 지명을 찬성하는 쪽은 “전면드래프트 당시 지역 학교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점에서 지방의 붕괴를 막을 수 있는 제도가 오히려 1차 지명이라는 것, 그리고 2차 지명 이전 1차 지명권을 미리 행사하는 것이 유망주들의 미국 유출을 막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 그리고 1차 지명자가 꼭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문제라면 전면드래프트 1라운드를 미리 진행하고, 시간을 두고 2라운드 이후 지명을 해도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갑론을박 속에 아직 논의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 탓에 당분간 1차 지명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중재자격인 KBO는 각 구단들의 논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방 아마추어 팀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아마추어 야구 활성화에 KBO가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려면 전면드래프트가 나을 수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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