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될성부를 떡잎, 감독과 코칭스태프 그 이상의 눈썰미를 지닌 이들이 한솥밥을 먹는 선수 동료다. 포수 나종덕(20·롯데)은 선배 투수들로부터 인정을 받은 후배다.
나종덕은 올해 롯데의 키플레이어다. 지난 겨울 강민호가 삼성으로 깜짝 이적하면서 생긴 공백을 메워야한다. 조원우 감독은 캠프 때부터 김사훈, 나종덕, 나원탁(강민호 보상선수), 강동관을 시험했고 시간이 흘러 김사훈과 나종덕이 돌아가며 포수마스크를 쓰고 있다.
나종덕은 2017년 2차 1라운드로 지명한 마산 용마고 출신 포수. 롯데는 십년지계로 수준급 투수를 제치고 나종덕을 선택했다. 186㎝, 95㎏의 건장한 신체조건에 장타력까지 갖춘 홈런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런데 1군 기용 시기가 너무 앞당겨졌다. 강민호의 이적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충격이었고 감독도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개막 한 달이 지났고 나종덕은 분명 성장하고 있다. 포구와 블로킹에서 안정감이 생겼다. 도루저지능력도 나쁘지 않다.
투수들이 인정한다. 모 투수는 나종덕의 인상이 그리 좋지 않았다. ‘맛없는 포수’였다는 것이다. 투수들은 불펜피칭을 할 때 시쳇말로 공을 맛있게 받아주는 포수를 좋아한다. ‘팡! 팡!’ 소리가 나면서 파이팅을 외쳐주는 스타일이다. 얌전한 나종덕과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 함께 생활을 하고 경기를 뛰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나종덕의 잠재력을 인정하게 됐고 요즘은 ‘크게 될 선수’라고 감독의 선택에 고개를 끄덕인다. 개막 한 달 만에 동료의 인정을 받는 포수가 된 셈이다.
아직 아쉬운 점은 방망이다. 지난 24일 KT전 밀어내기 볼넷으로 첫 타점, 5회 3루수 황재균의 다이빙캐치를 살짝 피한 좌전안타가 시즌 2호 안타였다. 그만큼 타석에서 슬럼프를 겪고 있었다. 시즌 타율은 0.056(36타수 2안타)이다.
조 감독은 타격까지 기대하지 않는다. 지금은 실전에서 익혀야하는 타자 분석에만 올인해도 머리가 터질 정도다. 실제로 나종덕은 최근 코피까지 여러 번 흘렸다. 체력적인 부침도 있지만 정신적인 부담감이 너무 컸던 탓이다. 그래도 이제 ‘포수’로서는 어느 정도 인정을 받는 단계에 이르렀다. 급격한 성장세다. 이것만 해도 큰 수확이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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