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이전 7명 정도였던
월드컵 지원단 세분화·전문화
화려한 경력 외국인 코치부터
20년 경력 물리치료사까지
올 초 터키 전지훈련 중인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
그라운드의 주연은 감독과 선수다. 사령탑의 지략대결, 그라운드를 직접 누비는 선수들의 기량이 팀 경기력을 좌우한다. 그러나 외곽에서 이들을 지원할 ‘조연’의 역할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신태용(49)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만 해도 러시아월드컵 최종 엔트리(선수)는 23명이지만 지원단은 코치 7명, 통역 1명, 기술위원 1명, 비디오분석 2명, 팀 닥터 1명, 물리치료사(의무팀) 5명, 미디어담당관 2명, 행정 책임 2명, 장비담당 3명, 조리사와 VJ 2명 등 26명에 달한다.
한국대표팀이 이처럼 대규모 코칭ㆍ지원스태프를 꾸린 건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다. 그 전까지는 보통 감독과 코치 2명, 행정담당 2명, 의료 및 마사지사 2명 등 7명 남짓이었다. 한일월드컵 지휘봉을 잡았던 거스 히딩크(72) 전 감독이 이른바 ‘히딩크 사단’이라 불리는 스태프들을 대동하고 4강 신화를 달성하면서 월드컵 때 전문화된 지원단을 꾸리는 게 일반화됐다.
러시아월드컵 코칭, 지원스태프. 토니 그란데 수석코치, 가르시아 에르난데스 전력분석 코치, 임현택 의무팀장,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가운데는 장비담당 차윤석 주임. 대한축구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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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는 코치진부터 ‘드림팀’이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전경준(45), 김남일(41), 차두리(38) 코치와 김해운(45) 골키퍼 코치, 이재홍(25) 피지컬 코치 등 한국인 외에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토니 그란데(71) 수석코치다. 그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과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을 석권하며 당대 최고의 국가대표팀으로 군림했던 스페인 출신 명장 델 보스케(68) 감독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한국 축구가 외국인 코치를 수혈한 적은 여러 번 있지만 이 정도로 화려한 커리어를 갖춘 인물은 처음이다. 역시 ‘델 보스케 사단’의 일원이었던 하비에르 미냐노(51) 피지컬 코치는 대회 기간 선수들의 체력 강화 프로그램을 주도한다. 얼마 전 합류한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 레알 마드리드 출신의 가르시아 에르난데스(64) 전력분석 코치는 토니 수석코치가 천거했다. 그는 상대 선수들의 특징과 세세한 습관까지 파악해 신 감독에게 제공한다.
그라운드 바깥에서 묵묵히 제 몫을 하는 지원스태프들은 말 그대로 ‘소금’ 같은 존재다.
5명의 물리치료사 중 좌장은 임현택 의무팀장으로 20년 경력을 자랑한다. 선수들은 훈련, 경기를 마치고 마사지를 받으며 근육의 피로를 풀 뿐 아니라 자연스레 수다를 떨며 고민도 털어놓는다. 대표팀 마사지실이 ‘사랑방’으로 불리는 이유다. 선수들과 유대감이 깊은 임 팀장은 선수들의 몸뿐 아니라 정신적 상담까지 척척 해낸다.
물품을 책임지는 차윤석 주임은 월드컵만 3번 경험한 베테랑 장비담당관이다. 그는 얼마 전 인사이동 때 심판운영팀으로 발령 받았지만 러시아월드컵 때 대표팀에 특별 파견될 예정이다. 유니폼과 훈련복, 속옷의 사이즈를 모두 달리 하는 등 선수마다 스타일이 다 다르지만 차 주임이 훤히 꿰고 있어 걱정이 없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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