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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최주환도 서른 돼서야 겨우 붙박이… 이게 ‘두산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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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주전 여럿 빼고도 KIA 완파… 외국인 타자 의존도도 크지 않아

두꺼운 야수층, 장기 레이스 큰 힘

동아일보

#1.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두산전. 두산의 선발 라인업은 평소와 달랐다. 스위치 타자 국해성을 포함한 9명의 타자가 모두 왼손 타자였던 것. 1982년 KBO리그 출범 후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KIA 선발인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한 구성이었다. 주전 포수 양의지, 유격수 김재호, 3루수 허경민, 중견수 박건우 등이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사진). 이들은 경기 중후반 대타나 대수비로 힘을 보탰다. 후보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경기였지만 이날 두산은 KIA를 10-5로 꺾었다. 두산은 10개 팀 중 주전과 후보의 격차가 가장 작다.

#2. 두산이 나머지 9개 구단과 달리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존재가 있다. 바로 외국인 타자다. 로맥(SK), 호잉(한화), 러프(삼성), 버나디나(KIA) 등은 각 팀 타선의 핵심이다. 하지만 두산 외국인 선수 파레디스는 24일 현재 2군에 있다. 두산은 시즌 초 부진을 보인 파레디스를 9일 2군으로 보냈다. 19일 1군에 불렀지만 2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4삼진)를 기록하자 다시 2군행을 통보했다. 두산에서 외국인 타자는 잘해 주면 좋지만 꼭 필요한 존재는 아니다. 두산은 작년에도 에반스 타석에서 종종 대타를 기용하곤 했다.
동아일보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1번부터 9번 타자까지 왼손 타자로만 배치한 두산의 21일 KIA전 선발 라인업.


#3. 내야수 최주환은 1988년생으로 올해 서른이다. 광주동성고 졸업 후 2006년 입단했으니 올해로 프로 13년 차다. 입단 후 지난해까지 만년 후보였던 그는 올해 비로소 주전이 됐다. 주로 2번 타자로 나서며 26타점으로 팀 내 타점 1위다. 4개의 결승타를 때려 김재환(4개)과 함께 이 부문에서는 공동 1위다.

최주환의 실력이면 다른 팀에서는 일찌감치 주전을 꿰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루수인 그의 앞에는 국가대표를 거친 고영민(은퇴)과 오재원이 있었다. 지금도 2루수가 아닌 지명타자나 3루수로 출전하는 날이 더 많다.

좋은 야수가 매년 화수분처럼 쏟아지는 두산 야수진에는 최주환 같은 선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최주환과 동갑인 외야수 정진호(30)는 여전히 백업이다. 정진호는 지난해 6월 사이클링 히트의 대기록을 세웠지만 규정 타석도 채우지 못했다. 포수 박세혁(28), 외야수 국해성(29) 등도 곧 서른이다. 최주환은 “뒤늦게 주전이 됐다고 할 수 있지만 달리 생각하면 내가 오래 잘 버틴 것”이라며 “이게 바로 우리 팀이 강한 이유”라고 말했다.

프로야구는 한 시즌에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장기 레이스다. 두꺼운 선수층을 보유한 두산은 24일 현재 19승 6패로 단독 선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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