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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SPO 시선] 서울이 반전을 말할 근거…"싸워서 이기자" 긍정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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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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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개인 기술, 전술, 체력 등 축구의 경기력을 좌우하는 요소들은 많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은 결국 선수들. 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어야 제대로 경기를 할 수 있다. 시즌 2번째 승리를 거둔 FC서울이 반등을 바라보는 이유는 선수들 사이 분위기에 있다.

FC서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1(클래식) 8라운드 대구FC와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전반 12분 만에 터진 에반드로의 선제골과 후반 6분 고요한의 추가 골, 후반 35분 조영욱이 유도한 김진혁의 자책골을 엮어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서울의 이번 시즌 출발은 우울했다. 리그 5경기에서 승리가 없었고 6라운드에서야 포항스틸러스를 2-1로 꺾고 첫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내 울산 원정에서 울산현대에 0-1로 패하면서 흐름을 잇지 못했다. 황선홍 감독은 대구전 킥오프 전에 취재진과 만나 "한 경기씩 결승전처럼 치러야 한다"며 결연한 각오를 밝혔다.

경기장 분위기는 뒤숭숭했다. 이번 대구전에는 7221명의 관중이 찾아왔다. 지난 시즌 서울의 평균 관중 16319명에 비하면 현저히 작은 수치. 더구나 경기장에는 이따금 "황새 아웃" 구호가 터져나왔다. 시원한 승리에도 황 감독은 웃을 수가 없었다. 그는 "제 마음도 무겁다. 팬들에게 미안하다. 단기간 내에 (좋지 않은 여론이) 희석되기 어려운 것도 알고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겠다"면서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팀 내에도 묘한 기류가 흘렀다. 팀의 정신적 지주라고 할 만한 박주영이 자신의 SNS에 "2년 동안 아무것도 나아진 것 없는 FC서울이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밝히며 "나는 팀을 부정적으로 만드는 팀에 피해를 끼치는 선수가 됐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다. 내홍을 겪는 것이 아니냐는 시선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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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했던 황 감독은 선수 구성에 변화를 줬다. 최근 부진을 털기 위해서 새로운 선수들을 선택했다. 중원에 황기욱이 배치됐고, 측면 공격수로는 조영욱을 낙점했다. 왼쪽 수비수로는 심상민을 투입했다. 젊은 피들을 대거 수혈했다. 그리고 어린 선수들이 불어넣은 에너지는 대구전 승리의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조영욱은 측면에서 계속 수비 뒤를 노리면서 활발하게 움직여 사실상 3골 모두의 기점이 됐다. 세징야를 견제하면서 공수 밸런스를 지킨 황기욱, 측면을 든든하게 지키면서도 공격적으로 기여한 심상민도 활약이 좋았다. 황 감독은 "주전, 비주전 없다고 생각한다. 의지가 있는 선수가 경기에 나가야 한다"면서 어린 선수들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 뒤 믹스트존을 지나는 서울 선수들의 표정은 나쁘지 않았다. 승리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자신감이 흘렀다. 서울 선수들은 선배들은 각자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았고, 또 후배들은 피치 위에서 패기와 에너지를 더하려고 노력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실 말이 필요없는 분위기였다. 이번 경기 못하면 안 좋은 상황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배 선수들은 나이에 맞게 자신의 몫을 잘하고, 후배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에너지를 보여주자고 했던 것이 맞아떨어졌다." - 고요한

"저희 좋은 선수들이 많다. 어린 선수들끼리도 '으쌰으쌰' 하자, 팀에 도움이 되자 이런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런 분위기가 경기장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 황기욱

"선수들끼리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했다. 어린 선수들은 형들의 말대로 그렇게 했다." - 조영욱

대구전에서 서울은 하나로 뭉쳐서 싸웠고 승리했다. 정신력과 하려고 하는 의지가 만든 승리였다. 부주장인 고요한은 경기 뒤 믹스트존에서 "선수단보다 더 마음고생이 클 것이 감독님일 것이다. 코칭스태프들이 스트레스도 많이 받으실 것이다. 그래도 힘이 됐던 것 같다. 하나로 뭉쳐서 힘을 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말대로 대구전 승리로 마련한 반전의 계기를 연승으로 연결해 상승세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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