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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불펜 최다이닝' 한화, 하늘 조차 외면하며 연패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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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화 이글스 한용덕 감독이 17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를 앞두고있다. 2018.04.17.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기원했던 우천취소는 없었다. 하늘은 사랑탑의 바람과 달리 비구름을 보내고 강한 햇빛을 가져왔다. 그리고 한화는 예정된 패배를 당했다. 불펜진 소모로 승부수를 던져보지도 못하고 5연패에 빠진 한화다.

경기 전부터 근심으로 가득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22일 대전 넥센전을 앞두고 “감독인 내가 욕심을 내면서 연패가 길어지고 있다. 나부터 차분해야 한다. 연패를 끊기 위해 송은범을 등판시켰는데 결과가 좋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삼켰다. 올시즌 초반 한화는 양질의 불펜진을 앞세워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마무리투수 정우람과 송은범, 서균, 박상원 등이 마운드를 굳건히 지키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22일 현재 한화 불펜진은 방어율 3.91로 리그 1위에 올라 있다.

문제는 불펜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불펜은 최고지만 선발은 최악이다. 선발진 방어율 6.77로 리그 최하위, 이닝도 114.1이닝으로 최소 9위다. 선발투수들이 버티지 못해 불펜투수들이 과부하에 걸린다. 불펜진이 리그 최다 96.2이닝을 소화했다. 승리하기 위해 선발진이 흔들릴 때마다 불펜진을 서둘러 가동한 결과다.

그러면서 불펜진 과부하의 그림자가 다가왔다. 승승장구하던 송은범은 최근 2경기서 2.1이닝 동안 3실점했다. 한 감독은 지난 21일 대전 넥센전에서 리드를 지키기위해 6회초 송은범을 등판시켰지만 송은범은 2실점으로 추격을 허용했다. 그리고 8회초 송은범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박상원도 흔들리며 역전패를 당했다. 한 감독은 소모된 불펜진에 대한 질문에 하늘을 응시하며 “오늘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비가 와서 쉬는 것”이라며 우천취소를 기대했다.

하지만 하늘은 한 감독을 외면했다. 경기 시작 30분 전부터 비구름이 사라졌고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2시에는 강한 햇빛이 야구장을 가득 채웠다. 한화는 선발투수 윤규진이 2회에 이미 4실점했다. 5회초에는 연속 안타를 맞고 추가실점했지만 지친 필승조를 가동할 수 없었다. 결국 윤규진은 4.1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고 한화는 경기 중반에 이미 백기를 들었다. 신인 김진욱과 박주홍이 4.2이닝을 합작해 필승조 소모가 없었다는 게 5연패 속에 작은 위안이었다.

한화의 올시즌 운명은 선발진이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불펜진은 지난해까지 주축선수들이 이탈했음에도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반면 선발진에는 이닝이터가 없다. 외국인 선발투수 키버스 샘슨이 안정을 찾아가지만 샘슨 한 명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제이슨 휠러가 시즌 첫 경기 이후 5이닝 이하만 던졌다. 토종 선발투수 중에는 기둥 역할을 할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수년 째 한화의 발목을 잡는 토종 에이스 부재가 올시즌에도 반복되고 있다.

4월 최대위기와 마주한 가운데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 외국인투수 교체로 형편없는 선발진 이닝수를 늘려야 한다. 리빌딩을 기조로 잡은 한화지만 성공적인 리빌딩은 어느 정도 승리가 동반될 때 이뤄진다. 팀에 든든한 기둥이 있어야 젊은 선수들도 성장할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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