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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전가람, 캐디했던 곳에서 생애 첫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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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5개월 동안 캐디로 일했던 대유 몽베르 골프장에서 열린 국내 남자 골프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생애 첫 승의 기쁨을 누린 전가람이 샷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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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3년 차 전가람(23)의 상의 오른쪽 가슴에는 '연천군'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연천군을 대표하는 골퍼라는 의미다. 사는 곳은 포천이지만 그는 지난해부터 '옆 동네'인 연천군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본인이 옆 동네에 살고 있기도 하지만 큰아버지가 연천군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인연으로 홍보대사를 맡게 됐다.

연천군 홍보대사면서 포천시에 사는 전가람이 경기도 포천 대유 몽베르 골프장 쁘렝땅·에떼코스(파72)에서 열린 국내 남자 골프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두는 '특별한 인연'을 만들었다. 더군다나 대유 몽베르 골프장은 전가람이 투어 선수가 되기 전인 2015년 5개월 동안 캐디로 일하던 곳이다. '안방'이나 다름없는 곳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22일 끝난 최종일 경기에서 전가람은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박효원을 4타 차로 넉넉하게 제치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전가람은 지난해 '연천군'이라고 써진 모자를 쓰고 상위권에 올라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첫날 65타를 치며 '깜짝 선두'로 나서기도 했지만 이후 부진한 샷을 날리며 공동 21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1년 만에 다시 기회를 잡은 이번 대회에서는 지난해 무너지던 '연천군 홍보대사' 전가람은 없었다. 무조건 공격적으로 샷을 하겠다는 '닥공 골프'를 지양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진주저축은행 카이도 남자오픈 최종일 14번홀까지 공동 선두를 달리다가 4개 홀 연속 보기로 무너지면서 깨달은 바가 있었다.

이날 경기는 연천군과 포천의 '동네 잔치' 같았다. 전날 1타 차 공동 3위였던 전가람이 2번홀과 5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데 이어 6번홀에서는 이글까지 곁들이며 선두 경쟁에 나서자 '동네 갤러리'의 열광적인 응원이 뒤따랐다. 때마침 11번홀까지 8타를 줄이며 선두를 독주하던 박효원이 12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 OB로 2타를 잃으면서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이후 11번홀과 1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로 나선 전가람은 13번홀 보기로 살짝 긴장감을 줬지만 15번홀(파3)에서 2.5m짜리 파 퍼팅을 넣으면서 위기에서 탈출한 뒤 '탄탄대로'를 걸었다. 그는 마지막 홀에서 15m에 가까운 버디 퍼팅을 넣으며 자신의 생애 첫 승을 자축했다. 전가람이 우승을 확정한 순간 이번 대회에서 생애 첫 '컷 통과' 기록을 세운 발달장애 골퍼 이승민(21)이 뛰쳐나와 물을 뿌리며 축하해줘 더욱 감동을 줬다.

전가람이 편안하게 우승할 수 있었던 것은 전날 공동 선두에 올랐던 '장타자' 김태훈(33)의 부진도 도와줬다. 29개월 만에 3승째를 노리던 김태훈은 버디를 1개도 잡지 못하고 무려 9타를 잃으며 전가람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전날 공동 선두였던 투어 11년 차 양지호(29)도 이날 2타를 잃는 부진으로 공동 8위(8언더파 280타)에 그쳤다. 이승민은 3라운드에서 85타를 친 데 이어 이날도 76타로 부진해 컷을 통과한 선수 중 거꾸로 두 번째인 62위(합계 16오버파 304타)로 경기를 마쳤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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