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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장타왕 김봉섭 “드라이버 하나 바꿨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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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버 로프트 9.5도로 바꾸면서 비거리 증가

낮은 탄도 왼쪽으로 휘어지던 미스샷까지 해결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1R 4언더 폭발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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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드라이버 하나 바꿨을 뿐인데….”

국내 남자프로골프에선 ‘힘’ 꽤나 쓴다는 선수들이 많다. 김봉섭(35)은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드라이버를 거꾸로 잡고 쳐도 300야드를 때릴 수 있다는 괴력의 소유자다. 2017시즌에는 평균 297.07야드를 때려 평균 드라이브샷 부문 1위로 ‘장타왕’을 차지했다. 2012년엔 평균 309.9야드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김봉섭의 장타는 축구로 다져진 탄탄한 하체에서 나온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축구를 해 서울 연천중을 거쳐 숭실고 2학년 때까지 미드필더로 뛰었다. 골프채를 잡은 건 고등학교 3학년 때였다. 부상으로 더 이상 축구를 할 수 없게 돼 대신 선택한 게 골프였다. 늦게 시작했지만 멀리 때리는 것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그 괴력은 프로 무대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김봉섭의 장타가 올해는 더 화끈해졌다. 19일 경기도 포천시 대유몽베르 골프장에서 시작한 2018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총상금 5억원) 1라운드를 마치고 돌아온 김봉섭은 “특별히 더 세게 친 것도 아닌 데 드라이버를 바꿔서 그런지 거리가 더 늘었다”며 더 막강해진 장타실력을 은근히 자랑했다.

김봉섭은 지난해까지 로프트 9도의 드라이버를 썼다. 조금 더 멀리 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공이 높게 뜨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따금 공이 왼쪽으로 휘어져 날아가는 탓에 실수가 나오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부터 로프트를 조금 높였다. 9.5도로 바꾼 이후 탄도가 훨씬 좋아졌다. 작년까지는 티샷에서의 탄도가 10도 내외였던 것이 올해는 14도까지 높아졌다. 비거리를 좌우하는 요소는 크게 3가지다. 볼초속(헤드스피드)과 스핀양 그리고 탄도(타출각)다. 김봉섭은 드라이버를 바꾼 후 탄도가 높아졌고, 그만큼 거리가 더 멀리 날아가는 효과로 이어졌다. 그는 “공이 똑바로 가면서 더 멀리 날아가니 드라이브샷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자신감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1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5위에 올랐다.

김봉섭의 골프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4~5년 전만 해도 단지 멀리 치는 선수에 불과했지만, 2014년 상금랭킹 20위에 오른 이후 우승권에 다가서고 있다. 2016년에는 일본프로골프투어로 진출해 2년 동안 부족했던 쇼트게임 등을 보완했고 새로운 투어 경험도 쌓았다. 김봉섭은 “비록 일본에서 2년을 뛰고 다시 돌아왔지만 많은 걸 배웠다”면서 “지금처럼 자신 있는 경기를 하면 올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을 보였다. 무엇보다 재작년 결혼해 가정을 꾸린 뒤 아내에게 우승트로피를 선물하겠다는 약속을 올해는 반드시 지키겠다고 각오를 단단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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