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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다사다난 한 달' 한동희, "아직 내 점수는 5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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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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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아직까지 내 점수는 50점인 것 같다."

롯데 자이언츠 신인 내야수 한동희(19)는 개막 엔트리부터 포함돼 현재까지 1군에서 버티고 있다. 아직 앳된 모습이 채 가시지 않은 얼굴이긴 하지만,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활약은 19살의 신인 같지 않다. 당차고 겁 없이 달려들면서 '루키'의 행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타율 2할5푼4리(59타수 15안타) 8타점 득점권타율 3할8푼9리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또래 강백호(KT), 곽빈(두산), 양창섭(삼성) 등과 함께 신인왕 후보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 사직 SK전의 임팩트는 강렬했다. 그는 3-3으로 맞선 9회말 1사 1,2루에서 타석에 등장해 SK 서진용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팀을 위닝시리즈로 안내했다. 한동희는 경기 후 "야구를 하면서 끝내기 안타를 때린 것은 처음이다. 사직구장에서의 끝내기를 상상만 했는데, 이렇게 빨리 때릴 줄은 몰랐다. 실감이 잘 안 난다"는 말로 끝내기 안타의 기쁨을 만끽했다.

개막 이후 약 한 달. 한동희는 지난 21일 경기 처럼 팀 승리를 이끄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기도 했지만 한 때는 실책을 범해 경기를 패배로 몰아넣은 경우도 있다. 개막 엔트리 포함 이후 얼마 되지 않은 기간 동안 한동희에게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말 그대로 다사다난했던 한 달이었다.

개막 이후 약 한 달 정도 1군에서 버틴 소감에 대해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었다. 못할 때 보면 혼자 조급해서 급하게 해서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지금은 편안하게 힘 빼고 친다고 생각하니 잘 맞는 것 같다. 현재까지 내 점수는 50점이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약간의 발목 부상도 있었고, 타격감도 시즌 개막 이후 몇 경기만큼 올라오지 않았기에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며 출장 기회를 못 잡기도 했다. 줄곧 출장 기회가 주어지다가 갑자기 벤치로 빠졌을 때는 감정을 추스르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루키의 경우 더욱 그렇다. 한동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벤치에 있으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계속 나가는 것도 좋은 경험이지만 벤치에서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었다"며 "선배님들 타격 타이밍과 수비할 때 자세 들을 많이 배웠다"고 답했다.

더 잘하려는 욕심에 조급해지고 실수도 나오게 되는 것을 터득했다. 특히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한동희지만 수비로 인해 팀을 수렁에 몰아넣기도 했다. 한동희는 "급하게 하려다 보니까 글러브에 힘도 많이 들어가고 준비하는 것도 늦었다"면서 "계속 실수를 하다보니 몸이 경직되고 실수하면 안되는데 생각을 하다보니 실수가 나오는 것 같았다"며 되돌아봤다.

하지만 아직 한동희는 30경기도 치르지 않은 신인이다. 팀의 든든한 지원군들이 그의 자신감을 북돋웠다. 그는 "선배님들이나 코치님들께서 힘 빼고 하라는 말 많이 하라고 했다. 못해도 상관 없으니 자신 있게 하고 힘을 빼라고 말씀을 해주신다"고 했다.

그의 '롤모델'인 주장 이대호와도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프로에서의 생존법을 터득하고 있다. 그는 "기술적인 부분들 대신, 멘탈적으로 많은 얘기를 해주신다. 너무 잘 하려고 하지 말고 힘을 빼고 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말씀해주시는 편이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SK전 끝내기에 앞서서도 이대호는 한동희에게 뼈 있는 조언을 건넸고, 이를 한동희는 실천으로 옮겼다. 그는 "이대호 선배님께서 네가 끝낸다는 생각을 갖고 임하라고 하셨다. 선배들에게 넘기지 말고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신다"고 덧붙였다.

끝내기 안타의 짜릿함을 맛봤지만 아직까지 데뷔 첫 홈런포의 손 맛을 느끼지는 못했다. 한동희 입장에서는 조급할 법도 한다. 스스로도 때려내고 싶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는 않을 터. 그는 "빨리 치고 싶긴 하다. 그래도 안타를 치다보면 홈런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선다"고 말했다. 이대호도 한동희의 홈런을 기다리고 있는 눈치. 그는 "이대호 선배님께서 홈런 치고 들어오시면 항상 농담으로 '언제 보여줄 것이냐', '언제까지 기다려주면 되느냐'고 말씀하신다"고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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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는 이전, 상대해보고 싶은 선수로 유희관(두산)을 꼽기도 했다. 그리고 한 차례 대결을 펼쳤다. 3타수 1안타의 기록. 하지만 한동희는 "알고도 치지 못하겠다"며 유희관의 공에 혀를 내둘렀다. 이에 유희관은 언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소고기를 사주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박석민(NC)이 신인 곽빈(두산)을 불러내 소고기를 사준 에피소드가 있었다. 곽빈이 가장 상대해보고 싶었던 타자로 박석민을 꼽자 박석민이 이에 대응했던 것. 유희관도 후배를 챙기기 위한 마음을 넌지시 표현한 듯 하다.

한동희도 이에 화답했다. 그는 "유희관 선배님의 기사를 봤다. 다음 서울 원정 때 소고기를 사달라고 할 것이다"면서 "민병헌 선배께 여쭤봐서 함께 밥을 먹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두산과의 만남은 오는 5월 18~20일 사직구장에서 예정돼 있지만 잠실 3연전은 7월3일~5일이다.

신인왕 후보로서 나아가고 있는 한동희다. 그러나 한동희는 신인왕이라는 타이틀보단 아프지 않고 한 뼘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는 "일단은 안 다치고 계속 조금씩 적응하면서 성적과 멘탈, 기술적 부분도 많이 배워서 한 단계 더 올라서는 선수가 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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