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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선(SUN)은 김광현을 대표팀에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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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SK 선발투수 김광현이 8일 2018KBO리그 SK와이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시즌 2차전 선발역투를 펼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한국 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은 김광현(30·SK)을 인도네시아로 데려갈까.

팔꿈치 수술 후 재기에 성공한 김광현이 오는 8월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예비 명단에 포함됐다. 투구이닝 제한 등 철처한 관리를 받고 있는 김광현이 태극마크를 달게 될 경우 SK의 김광현 관리 프로젝트와 올시즌 마운드 운영 플랜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 9일 국가대표팀 코칭스태프 회의를 개최하고 아시안게임 예비 명단을 확정했다. 인원 제한이 없어 109명의 선수를 뽑았고 이들 중 투수는 52명이나 포함됐다. 이 명단에 김광현의 이름이 들어갔다. 워낙 많은 투수가 포함돼 김광현의 대표팀 승선을 예단하긴 어렵다. 그러나 최종 엔트리를 확정하는 6월까지 김광현이 예전의 모습을 완전히 되찾을 경우 선 감독의 마음에 김광현이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위해선 KBO리그 최고 좌완투수인 김광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지난해 재활에만 매달렸다.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지만 올해초 스프링캠프부터 150㎞의 빠른 공을 연거푸 뿌리며 재기의 청신호를 밝혔다. 올시즌 3경기에 등판해 3경기에서 2승1패, 방어율 4.15를 기록 중이다. 지난 8일 문학 삼성전에서 3이닝 6실점으로 흔들리며 방어율이 치솟았지만 지난달 25일과 31일 각각 롯데와 한화 타선을 상대로 5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SK는 메이저리그 등 재활 선수들의 사례를 종합, 분석해 김광현의 투구이닝을 110이닝으로 제한했다. 그 이닝에 맞게 투구수도 조절해가고 있다. 당장의 성적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벽한 김광현으로 돌아오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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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 선동열 감독이 9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예비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최종명단을 결정하기에 이른감이 있어 최대한 예비명단을 많이 선정했다고 선 감독은 밝혔다. 도곡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장기적인 안목으로 김광현을 관리하고 있는 SK 입장에선 김광현의 대표팀 발탁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다. SK는 “수술을 받은 뒤 1년 동안 재활하고 돌아온 투수를 뽑겠는가”라면서도 김광현의 ‘선동열호’ 승선 여부를 놓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김광현을 보내고 싶지 않다는 뉘앙스다. 하지만 김광현은 “어깨 재활 중이던 2013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지난해 WBC에만 나가지 못했다. 건강하면 국제대회에 나갔다. 2008년부터 죽 그랬다. 국가를 대표해서 나가는 자리인데 영광스러운 일이다. 국가가 부르면 출전하는 게 당연하다”며 태극마크에 대한 사명감에 불타고 있다.

관건은 김광현의 몸상태다. 최종 엔트리 제출은 6월이고 대회는 8월이다. 6월까지 김광현이 한 경기에 90~100개의 공을 던지고 6이닝 정도 책임질 수 있는 상태까지 올라온다면 선 감독은 김광현의 대표팀 발탁을 긍정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다. 선 감독은 예비명단 발표 후 “올해는 좋은 투수와 야수들이 많이 나왔다. 프로야구의 미래가 밝다”고 말하면서도 “국가대표 자질이 있는 선수는 다 뽑았다. 그래도 부족한 쪽은 투수다. 투수 쪽은 뽑는 데 애를 먹었다. 대표팀 코치를 2000년대 초반부터 했다. 류현진(LA다저스) 외에 지금까지 큰 경기, 한 경기를 책임질 선수가 안 나왔다”고 말했다. 일본전 단골 선발투수로 활약해왔던 김광현이 건강하게 공을 던진다면 뽑지 않는 게 이상할 수 있다.

다만 김광현을 대신할 젊은 투수들의 선전이 이어진다면 선 감독과 SK의 고민은 사라질 수 있다. 선 감독은 대표팀의 리빌딩을 공언했고 다가올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연계해 대표팀을 꾸려갈 계획을 밝혔다. 2년 후까지 대표팀 마운드를 책임질 수 있는 유망주가 나온다면 김광현을 대신할 수 있다.

대표팀에 김광현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김광현의 몸상태가 100%일 때의 얘기다. 선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오는 6월 김광현의 몸상태와 당시 성적에 따라 그의 대표팀 발탁 여부가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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