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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강백호 앞 박병호 “홈런은 이렇게 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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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유망주에 시범 보여주듯

꽉찬 포크볼 기술적으로 넘겨

타선 폭발 넥센, KT에 완승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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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홈런왕 박병호(32·넥센)를 상대하는 공식은 비교적 간단하다. 바깥쪽은 멀리, 몸쪽은 깊숙이. 좋은 공을 주면 안된다. 상대 투수도 알고, 박병호도 잘 알고 있다. 구석구석 들어오다가 조금이라도 몰린 공은 때려 넘긴다. 수많은 견제 속에서도 홈런왕에 오른다는 것은 분명 특별한 일이다.

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넥센과 KT의 경기가 열렸다. 전날 1차전에 이어 박병호와 KT 강백호의 대결이 이어졌다. 전날 박병호는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강백호는 행운의 2루타를 때리면서 타점과 득점을 더했다. 강백호의 판정승.

양팀의 2차전 1회말. 박병호가 1사 1루에 타석에 들어섰다. KT 선발 류희운은 박병호 상대 공식대로 던졌다. 속구와 포크볼을 섞되 좋은 공을 주지 않았다. 박병호는 비슷한 공을 파울로 커트해내면서 기다렸다. 볼카운트 1-2로 몰린 상황에서 131㎞ 포크볼이 박병호의 몸쪽으로 떨어졌다. 박병호의 허리가 빠르게 돌았다. 방망이를 뒤에 남겨둔 채 왼팔로 칼을 뽑아내듯 잡아 돌렸고, 조금 밋밋하긴 했지만 몸쪽 꽉차게 떨어지는 포크볼을 잡아 던지듯 방망이로 때려 넘겼다. 두 팔이 붙은 채 몸통을 빠르게 돌려 때리는 박병호의 전매 특허 타법이었다. 타구는 고척 스카이돔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박병호의 시즌 4호 홈런이자, 고척에서 때린 2개째의 홈런이었다.

홈런 유망주, 13살 어린 강백호 앞에서 제대로 보여준 시범이었다. 아무리 어려운 공을 던져도, 때려 넘길 수 있어야 홈런왕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증명했다. 지난해 신인왕인 선배 이정후도 동생 강백호에게 한 방을 보여줬다. 전날 손가락의 가벼운 부상으로 데뷔 후 처음으로 경기에서 빠진 이정후는 이날 1번 우익수로 라인업에 복귀했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왔고 2구째 높은 속구를 놓치지 않고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반면 잘나가던 강백호는 타석에서 서두르는 모양이 나왔다. 2번째 타석에서 넥센 선발 한현희를 상대로 호쾌한 좌중간 2루타를 때려냈지만 나머지 3번의 타석에서는 모두 내야 뜬공으로 물러났다. 강백호의 약점이라고 평가받는 높은 공에 대한 인내가 필요한 시점인지도 모른다.

넥센은 이날 초이스가 마수걸이 홈런을 때리고 고종욱이 홈런 2개를 더하는 등 타선이 폭발하면서 KT에 10-2로 이겼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7이닝을 2실점으로 막은 선발 이용찬의 호투로 LG를 6-3으로 꺾었다. 마산에서는 NC가 5회에 나온 박민우의 역전 2점 홈런을 발판으로 삼성을 4-1로 꺾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롯데를 7-6으로 제압했다.

인천에서는 KIA가 연장 10회초 이범호의 결승 솔로홈런 포함, 3득점하며 4연승을 달리던 SK에 9-6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KIA는 3연패서 탈출했다.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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