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무리 구성해 멕시코 북쪽으로 이동…실제 미국행은 소수
멕시코 옥사카 주에서 배식을 기다리는 중미 출신 이민자들[AFP=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오는 중미 출신 이민자와 난민들을 '캐러밴'(caravan)으로 부르며 연일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미국이 매우 관대하게 대하는 온두라스, 멕시코, 그리고 여러 다른 나라가 우리의 약한 이민 정책을 통해 그들의 많은 국민을 우리나라에 보낸다"며 "캐러밴들이 여기로 향하고 있다"고 썼다.
그는 이날 앞서 올린 트윗에서도 "멕시코는 이 '캐러밴'들을 그들 나라에 들어오지 못하게 할 절대적인 힘이 있다"고 했으며, 전날에는 "점점 위험해지고 있다. '캐러밴들'이 온다"고 주장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최소 지난 5년간 주목받지 못했던 캐러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계기로 주요 국제 현안이자 미국 이민 정책의 화약고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폭력과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 멕시코 남부에서부터 도보나 차량을 이용해 북쪽으로 향하는 중미 출신 이주자들이 '캐러밴'이라고 불린다. 연령대는 갓난아기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납치와 강도 등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이목을 끌기 위해 최대 1천200명에 이르는 큰 무리를 구성해 움직인다. 일부는 행선지로 미국을 염두에 두지만 많은 이들이 멕시코에서라도 새로운 둥지를 찾기를 원한다.
이 '캐러밴'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난민들의 이동을 조직하는 단체는 캐러밴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캐러밴' 중미 출신 이민자들[로이터=연합뉴스] |
'국경 없는 사람들'의 멕시코 지부 담당자 이리네오 무히카는 NYT 인터뷰에서 "우리는 테러리스트가 아니고, 무정부주의자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권리를 알기를 원하는 사람들을 도와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주장과 달리 미국 국경에서 망명을 요청하려는 난민은 전체의 10∼15% 정도로, 대부분은 미국 국경까지 갈 생각이 없거나 중도에 대열을 이탈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단체의 프로젝트 책임자 앨릭스 멘싱도 "우리는 미국행을 장려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망명을 요청하기에는 어려운 곳"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고국의 경제난과 폭력 등으로부터 도망칠 피난처를 찾는 이주자들에게 멕시코가 다른 곳으로 가는 통로에 그치지 않고 매력적인 목적지로 떠올랐다고 NYT는 설명했다.
멕시코 정부가 미국으로 유입되는 이민자들을 막지 않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미 CNN 방송은 멕시코 정부가 최근 수년간 국경 지대에서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많은 중미 출신 이민자를 저지했다고 전했다.
CNN이 인용한 이민정책연구소(MPI)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멕시코는 국경에서 미국보다 훨씬 많은 불법 이민자를 체포했으며, 2015∼2016년 멕시코가 추방한 중미 출신 이민자는 미국의 2배에 이른다.
'캐러밴' 중미 출신 이민자 어린이들[AFP=연합뉴스] |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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