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신인의 스윙이 아니다. 이제는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타자가 됐다. KT 강백호(19)가 또 한 번 에이스급 투수를 상대로 홈런을 쳐내며 상승세를 과시했다.
강백호는 3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 선발 2번 좌익수로 출전,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4타점 2득점으로 대활약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안타는 하나였으나 그 안타 하나가 아주 중요한 시점 담장을 넘겼다.
KT는 선발 주권이 두산 타선을 이기지 못하며 부진했다. 1회 4점, 3회 4점을 허용하며 4이닝 동안 8실점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경기 흐름은 두산 쪽으로 완전히 넘어간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 흐름을 반전시킨 한 방이 강백호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3회였다. KT는 선두 박기혁이 중전안타, 오태곤이 우전안타를 쳐 무사 1,2루 추격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강백호가 장원준의 135㎞ 슬라이더를 잡아 당겨 우월 3점 홈런을 날렸다. 장원준의 슬라이더가 밋밋하게 들어오기는 했으나 쉽게 건드릴 수 있는 궤적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강백호는 풀스윙으로 시즌 4호 홈런을 기록했다. 9번째 타점이기도 했다.
이 홈런을 기점으로 삼아 KT의 반격이 시작됐다. KT는 4회 손가락에 이상이 있었던 장원준의 난조를 놓치지 않고 대거 5점을 뽑아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5회 역전에 성공한 끝에 값진 역전승을 따냈다. 침체되어 있던 덕아웃 분위기를 살리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강백호는 홈런 레이스에서도 1위권을 놓치지 않고 있다. 더 무서운 것은 홈런을 친 상대들의 면면이다. 헥터 노에시(KIA), 김주한(SK), 조쉬 린드블럼(두산), 그리고 장원준이 제물이었다. 이 선수들은 리그에서 뚜렷한 실적을 낸 투수들이다. 불펜투수인 김주한을 제외하면 나머지 세 선수는 에이스급이다. 그러나 강백호는 이 선수들의 명성에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한 번은 당해도 두 번은 안 당하는 것도 강백호의 매력이다. 이날 첫 타석에서 2루 땅볼에 그칠 때 강백호는 장원준의 슬라이더를 건드렸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 슬라이더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5회 곽빈과의 대결에서는 삼진을 당했지만, 7회에는 좌전 적시타를 치며 확실하게 복수했다. 루킹 삼진을 당할 때의 비슷한 코스로 공이 들어왔는데 이를 결대로 때렸다. 그만큼 공의 궤적을 머리에 넣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강백호를 만만히 보는 투수들은 없다. 까다롭게 승부를 하고, 최대한 좋은 공을 주지 않으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그만큼 강백호가 두렵다는 의미가 된다. 까다로운 승부를 하다보면 볼넷으로 출루를 할 기회가 많이 늘어난다. 강백호도 들뜨지 않고 침착하다. 이날도 볼넷 하나를 더 골랐다. 무서운 신인이 등장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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