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KBO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들이 대거 출격했다. 이 소문난 잔치에 결과적으로 김광현(30·SK) 정도만 웃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투구 내용을 보이며 고개를 숙였다.
31일 KBO 리그의 화제는 좌완 에이스들의 출격이었다. 잠실에서는 차우찬(LG)과 양현종(KIA)이 자존심을 건 맞대결을 벌였다. 수원에서는 장원준(두산)이 KT를 상대로 출격했고, 김광현은 대전 한화전에 선발로 나섰다. 네 명의 선수가 같은 시간에 등판한 것은 꽤 오래간만. 지난해에는 김광현이 부상으로 빠졌고, 올해는 차우찬의 개막 출발이 늦었다.
큰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만족스러운 결과를 안은 투수는 몇 없었다. 장원준은 가장 고전했다. 장원준은 1회와 2회를 무실점으로 마치며 순조롭게 출발하는 듯 했다. 팀 타선 지원도 확실했다. 1회에 4점, 3회에 4점을 지원해 8-0까지 리드했다. 3회 강백호에게 3점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여전히 5점의 리드가 있었다. 무난한 승리 기회였다.
그러나 장원준 스스로가 부상 변수에 무너졌다. 던지는 손인 왼손의 엄지손가락 쪽에 문제가 생겼다. 4회 투구부터 상처 부위에 밴드를 붙이려고 했다. 하지만 상처의 정도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었던 KT는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4회 장원준은 현격히 떨어진 구위로 KT 타선의 먹잇감이 됐다. 예상하기 어려운 난타를 당하며 결국 3⅔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8실점(6자책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잠실에서 맞붙은 두 선수도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다. 양현종과 차우찬 모두 퀄리티스타트 달성에 실패했다. 올 시즌 첫 등판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LG 킬러’ 양현종은 6⅓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던졌으나 9피안타(2피홈런) 1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위타선에 위치한 오지환 유강남에게 홈런을 얻어맞는 등 이날 LG 타선을 이겨내지 못했다. 시즌 첫 패전.
양현종과의 통산 6번 맞대결에서 단 1승도 따내지 못한 차우찬도 내용이 아주 좋지는 않았다. 5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1탈삼진 4실점했다. 최고 구속은 147㎞까지 나왔지만 전체적인 평균 구속은 한창 좋을 때보다 못해 좀 더 컨디션이 올라와야 함을 시사했다. 그러나 양현종보다는 내용이 조금 더 나았고, 첫 맞대결 승리를 낚았다.
실점이 가장 적었던 선수는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한화전에서 5이닝 동안 76구를 던지며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52㎞가 나왔지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첫 등판보다 다소 떨어진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아직은 팔꿈치에 조심스러운 모습이 잘 묻어나왔다.
하지만 위기관리능력이 좋았다. 1회 위기를 넘긴 것이 무실점으로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1회 1사 1루에서 송광민에게 안타, 폭투로 1사 2,3루에 몰린 김광현은 김태균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하주석에게 볼넷을 내줘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최진행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최대 고비를 넘긴 김광현은 5회까지 무난한 피칭을 이어가며 시즌 2승째를 챙겼다. 투구수 관리도 좋아 다음 주 등판 부담도 줄였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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