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고척돔 이지은 기자] 넥센 부동의 4번타자 박병호. 그 뒤에는 '5번 타자' 김하성(23·넥센)이 버티고 있다.
넥센은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LG와의 홈 경기에서 9-4로 낙승을 거뒀다. 이로써 홈에서 치른 첫 3연전을 2승1패 위닝 시리즈로 기분좋게 마무리한 넥센은 시즌 첫 연승을 꿈꾸며 이번 주말 대구로 향한다. 시즌 성적표는 3승2패.
기회는 경기 시작부터 찾아왔다. LG 선발 임지섭이 처음부터 흔들린 탓에 넥센에게 1회부터 1사 1,3루의 밥상이 차려졌다. 4번타자 박병호에게 해결할 기회가 먼저 찾아왔지만, 왕년 홈런왕의 펀치력을 익히 알고 있는 상대 배터리는 결코 쉬운 공을 주지 않았다. 결과는 삼진. 그러나 후속타자 김하성을 쉽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3B-1S로 유리한 볼카운트 싸움을 하던 김하성은 동갑내기의 121km 포크볼을 퍼올려 좌월 스런포를 때려냈다. 순식간에 점수는 3-1. 선취점을 내주고도 김하성의 한방으로 한 방으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왔다. 피홈런 후 더 흔들리던 임지섭은 결국 김민성에게까지 투런포를 허용하며 넥센은 1회부터 5-1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3회에도 양상은 마찬가지. 선두타자로 두 번째 타석에 나선 박병호는 삼진을 당하지 않기 위해 차분히 공을 골랐다. 임지섭은 130km 중반 대에 형성되던 직구 구속을 140km까지 끌어올리며 상대했고, 결국 박병호는 볼넷을 골라내 걸어나갔다. 결국 이를 마지막으로 LG의 마운드는 신정락으로 교체됐지만, 김하성은 초구를 공략해 기회를 이어갔다. 깨끗하게 떨어지는 좌전 안타로 무사 1,2루가 됐고, 김민성이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누상의 주자를 싹쓸이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박병호는 꾸준히 4번에 기용한다. 병호가 있으면 상대 투수가 아무래도 승부를 걸기가 어렵기 때문에 앞뒤로 기회가 많이 간다"라며 올 시즌 3,5번 타자의 활약에 기대를 걸었다. 이날 김하성은 상대가 박병호를 피하면 어떻게 되는지 '우산 효과'를 똑똑히 증명했다.
2014년 넥센 2차 3라운드로 데뷔했으니 김하성도 이제 어느덧 프로 4년 차 선수다. 첫 해 구자욱(삼성)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로 인해 신인왕 수상에도 실패했지만, 가장 유력한 라이벌일 정도로 데뷔 시즌부터 강렬한 활약을 펼친 선수였다. WBC 대표팀에도 승선해 국가대표 경험을 쌓았고, 2017시즌에는 팀 사정상 4번타자를 맡고도 그 부담을 이겨내며 타율 0.302 23홈런 270타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이제 성장한 김하성은 박병호의 그림자에도 가리워지지 않는 타자가 됐다. 박병호가 "유격수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중심타자 역할까지 해내면서 흔들림 없이 시즌을 잘 치렀다. 좋은 동료들이 있어서 마음이 든든하다"라고 웃을 수 있는 이유다.
number3togo@sportsworldi.com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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