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김태우 기자] “미국에도 저 나이 또래에서는 최상위 클래스의 선수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고졸 루키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강백호(19·KT)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비록 상대 팀 선수지만 타석에서 보여주는 강백호의 능력은 당장 또래의 미국 최상위 유망주와 겨뤄도 손색이 없다고 했다.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을 레벨별로 두루 거친 힐만 감독의 말이라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실제 강백호는 KT 입단 전 메이저리그(MLB) 팀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런 강백호의 재능은 시즌 초반 KBO 리그를 후끈 달구고 있다. 물론 아직은 4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다. 속단은 이를 수 있다. 그러나 김진욱 KT 감독이 이야기하는 ‘천재성’을 확실히 과시하고 있다. 시즌 중 고전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지만, 이 정도 능력을 보여주는데 기대가 안 걸릴 수가 없다.
강백호는 28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선발 2번 좌익수로 출전, 2루타 두 방을 터뜨리며 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전날에 이어 연속 멀티히트 경기. 이날은 장타 두 방으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는 점, 그리고 팀이 이겼다는 점에서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강백호의 천재성이 번뜩인 한 판이었다. 강백호는 2회 SK 선발 언더핸드 박종훈의 커브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아무래도 많이 보지 못한 유형인데다, 박종훈의 커브 위력이 이날 너무 좋았다. 하지만 강백호는 두 번 당하지 않았다. 0-2로 뒤진 3회 1사 후 박종훈을 다시 만난 강백호는 커브를 두들겨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때렸다. 이후 황재균의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박종훈의 커브 궤적은 매우 독특하다. 마치 지면에 닿았다 다시 튀어 오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날 KT 타자들도 박종훈의 커브에 수많은 루킹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강백호는 이를 보란 듯이 걷어냈다. 마치 한 타석으로 그 궤적을 머릿속에 저장한 듯 했다.
5-3으로 앞선 6회 2사 2루에서는 좌완 신재웅을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번에는 베테랑 좌완의 공도 때렸다. KBO 리그 데뷔 후 좌완을 상대로 때린 첫 안타이기도 했다. 두 개의 장타 모두 펜스 앞까지 날아갈 정도로 잘 맞았다. “타격감이 좋은데 하위타선에 마냥 배치하기도 그렇다”며 이날 강백호 2번 카드를 꺼낸 김진욱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데뷔 첫 타석에서 지난해 20승 투수 헥터 노에시를 상대로 홈런을 터뜨리기도 한 강백호는 이날까지 4경기에서 6개의 안타를 때렸다. 기본적으로 4할2푼9리의 고타율인데다, 6개의 안타 중 4개가 장타(홈런 2개, 2루타 2개)다. 당장 지금 현 시점만 따지면 KT에서도 최고의 타자라고 할 만하다. /skullboy@osen.co.kr
[사진] 인천=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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