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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감출 수 없는 넥센 '4번 타자' 박병호의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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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2018 프로야구 KBO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넥센 박병호가 3회말 2사 좌중간 안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고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넥센 타선의 기둥, 4번 타자 박병호(32)의 존재감은 컸다.

2017시즌을 7위로 마감하며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넥센은 반등을 위해 지난 겨울 투타 보강에 힘썼다. 메이저리그 생활을 끝내고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의 가세가 가장 두드러진 성과다. 넥센은 훨씬 무게감있는 타선을 구축해 ‘넥벤져스’의 부활을 예고했다.

효과는 가시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넥센은 27일 고척 LG전에서 5-4 역전승을 거두며 개막 후 2승 1패로 기분 좋게 시즌을 출발했다. 아직 박병호의 홈런포는 가동되지 않았지만 붙박이 4번으로 타선의 중심을 책임지며 넥센 공격을 이끌어가고 있다. LG전에 앞서 넥센 장정석 감독은 “(박)병호는 꾸준히 4번에 놓을 것이다. 병호가 4번에서 기둥 역할을 하고 나머지 자리에 변화를 주는 식으로 올시즌을 운용하겠다”고 타선 활용 방침을 밝혔다.

장 감독 말대로 박병호가 4번을 책임져 주면서 타순 활용법이 다양해졌다.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박병호 앞뒤 타순에 변화를 주고 있다. 개막 2연전 하위 타순에 위치했던 이정후는 이날 LG 선발 투수 헨리 소사를 상대하기 위해 1번 타순으로 올라왔다. 빠른 공에 대처할 수 있는 배트 스피드를 갖췄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 넥센 타자들이 소사의 빠른 공에 타이밍이 늦어 고전할 때 유일하게 안타를 터트린 건 이정후와 박병호였다.

3번 타순도 활용법도 여러가지다. 장 감독은 “병호가 4번에 있으면 상대 투수가 3번 타자와 승부를 하는 경우가 아무래도 많아진다. 서건창은 타격이 정확하고 타율도 높은 타자기 때문에 이를 잘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경우에 따라선 고종욱 같은 저돌적인 타자가 3번에 설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27일 3번 타자로 출전했던 서건창은 4회와 6회, 박병호 앞에서 안타를 치고 출루하며 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시즌 초반 넥센 4번 타자는 윤석민(KT)이었다. 그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나면서 김하성이 그 자리를 대신했고 141경기에서 타율 0.302(526타수 159안타) 23홈런 114타점으로 윤석민의 공백을 잘 메꿔줬다. 올시즌 박병호가 돌아오면서 김하성은 5번에 자리잡고 세 경기에서 13타수 4안타 1타점 타율 0.308로 제 몫을 묵묵히 해내고 있다. 3번 타순도 고민해 볼 수 있지만 장 감독은 득점권이나 2아웃에서 집중력이 뛰어난 김하성을 일단 박병호 뒤에 놓는다는 계획이다.

지난 시즌 KIA는 4번타자 최형우의 가세로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최형우는 142경기 타율 0.342(514타수 176안타) 26홈런 120타점으로 존재감을 뽐냈고 앞뒤로 로저 버나디나, 나지완, 안치홍 등이 배치돼 막강 타선을 이끌었다. 두산도 144경기 타율 0.340(544타수 185안타) 35홈런 115타점으로 4번 타자의 위엄을 증명한 김재환을 앞세워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올시즌 넥센도 돌아온 4번 타자 박병호와 함께 반등을 노린다. 중심 타선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며 ‘우산 효과’를 입증한 박병호, 그 효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july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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