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불필요하면서도 지나친 접촉으로 논란을 일으킨 에스밀 로저스(33·넥센)가 KBO의 경고를 받았다. 이번 사태로 규정이 환기되면서 경기 중 친목행위가 줄어들지도 관심사다.
KBO는 “지난 24일 고척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중 벌어진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부적절한 행동으로 상대팀에 불쾌감을 준 넥센 로저스와 적절한 조치를 놓친 해당 경기 심판진에게 엄중 경고했다”고 27일 발표했다. 로저스의 돌출행위에 상대 팀인 한화가 선수단 차원에서 공식 항의했고, 논란이 되자 이것이 KBO 차원까지 확대된 것이다.
로저스는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불필요한 행위를 했다. 홈에서 아웃된 최재훈의 머리를 글러브로 툭 치기도 했고, 견제 아웃된 양성우를 향해서는 두 손가락으로 자신의 눈을 가리켰다. 한화에서 뛴 적이 있는 로저스는 옛 동료들을 향한 친근감의 표시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상황을 봤을 때 한화로서는 충분히 기분이 나쁠 만한 일이었다.
징계가 나왔고, 로저스도 27일 경기에 앞서 재차 사과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다. 관심은 이번 사태가 바꿔놓을 풍경이다. KBO는 경고의 배경으로 두 가지 근거를 들었다. ‘KBO는 경기 중 관객, 심판, 상대구단 선수단에게 위화감과 불쾌감을 주는 언행이나 친목적 태도를 금지하는 KBO 리그 규정’, 그리고 ‘감독, 코치 또는 선수가 경기 전이나 경기 중 관중에게 말을 걸거나 상대의 선수와 친한 태도를 취하는 것을 금지하는 야구규칙(3.09)’이다.
사실 해당 야구규칙은 그간 KBO 리그에서 어느 정도는 용인됐다. 경기 전은 물론, 유니폼을 입은 뒤인 경기 중에도 친한 선수끼리는 농담 한 마디씩을 주고받는 일이 많다. 격려 차원에서 가벼운 신체 접촉이 있기도 한다. 해석하기에 따라 ‘친한 태도’를 취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제지하는 움직임은 거의 없었다. 경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오래 할 수도 없을뿐더러, 이를 특별히 문제 삼는 시선도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훈훈하다”며 화제가 된 경우도 있다.
그런데 로저스 사태로 이 규정이 다시 화제로 떠올랐다.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경기 전이나 경기 중 일부 움직임은 논란이 된다. 로저스의 경고 소식을 전해들은 선수들은 “로저스는 상대를 기분 나쁘게 한 경우고, 설마 간단한 대화나 인사까지 까다롭게 적용하겠느냐”고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심판위원들도 경고를 받은 만큼 앞으로는 규정을 좀 더 원칙적으로 적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적어도 경기 중에는 선수들이 스스로 자제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고개를 든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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