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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SS케이블]'미각' 잃은 올리브. 볼 '맛'까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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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올리브가 일년 사이 단행된 두번의 개편을 통해 과거 자신의 색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케이블 대표 푸드 채널이었던 올리브는 지난해 5월, 6년만에 첫 개편에 나섰다. 당시 올리브는 푸드 채널에서 한발 더 나아가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어우르겠다고 선언했다. 불과 10개월만에 올리브는 엔터테인먼트 성격을 강화, ‘라이프-엔터테인먼트 채널’라는 이상한 신조어를 내세우며 리브랜딩을 예고했다.

2011년 개국 후 올리브는 케이블이 가진 자유로움 속 색다른 시도와 전문성을 가진 프로그램을 선보여왔다. 그리고 모든 프로그램은 음식과 요리라는 채널이 가진 방향성과 함께 제작됐다. 하지만 지난해 확장을 선택하며 과감히 올리브의 기존 색을 버렸고 이제는 아예 엔터테인먼트 채널로 변화를 선언했다. 실제로 지난해 개편 후 올리브가 선보인 프로그램은 다른 채널의 예능프로그램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비단 올리브 뿐만 아니라 지난 1월 기존 XTM을 폐지하고 개국한 오락 전문 방송 채널 XtvN도 마찬가지다. XtvN은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를 타켓층이라고 내세웠지만 사실 채널간 구분자체도 애매모호하다. 현재 XtvN은 방송 중인 프로그램을 하나를 묶거나 설명할 만한 무언가 존재하지 않는 가운데 굳이 XTM이 오랜 기간 꾸준히 쌓아온 채널 정체성을 버린 이유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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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의 특징과 장점은 채널마다 푸드, 스포츠, 취미, 영화 등 각자 내세우는 특화된 소재와 이에 따라 깊이와 색이 짙은 콘텐츠를 방송하며 시청자의 다양한 취향과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다. 하지만 올리브, XtvN 그리고 앞서 2015년 스토리온에서 재탄생한 OtvN의 현재 모습은 다양성이 장점인 케이블의 특징을 무시한 채 잘나가는 tvN 따라하기에 급급해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이 채널 간 타켓 시청자 구분은 점차 모호해지는 가운데 콘텐츠의 차별성도 떨어지고 있다. 대다수 프로그램이 tvN과 공동 편성을 하면서 각자 채널을 대표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서의 입지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각 채널간 오리지널 콘텐츠의 갯수 역시 턱 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편성표를 채우는 재방송 프로그램은 tvN의 콘텐츠로 메워지며 사실상 tvN 서브 채널로서의 역할 밖에 못하는 모양새다. 오히려 각 채널의 경쟁력을 높이기 보단 tvN에게 선택과 집중을 하는 모양새다.

물론 CJ E&M측은 매 리브랜딩과 개국을 시 다채로운 타켓 공감 콘텐츠 투자 확대나 새로운 프로그램에 대한 약속을 하고 있다. 또 tvN과 협업을 통해 얻는 시너지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다만 tvN을 ‘거인의 어깨’로 삼으려는 시도가 자칫 잘못하면 ‘큰나무 아래에는 작은 나무가 자라지 못한다’는 속담처럼 채널의 성장와 진화 자체를 막을 수 있다.

지상파, 종합편성채널 그리고 케이블의 경계와 문턱이 낮아지고 모바일과 웹 기반 플랫폼으로의 콘텐츠 소비가 증가하는 2018년, 채널의 색을 살리기보다 잘 되는 채널을 따라가는 모양새를 보이는 CJ E&M의 선택에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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