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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성용·흥민 '브로맨스'…대표팀서 한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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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기성용과 손흥민이 17일 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FA컵 8강전을 마친 후 믹스트존에서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완지 | 한지훈통신원



[스완지=스포츠서울 한지훈통신원/정다워기자]“두 선수 모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선수예요.”

17일(한국시간) 스완지 시티와 토트넘 홋스퍼의 FA컵 8강전이 열리는 웨일스 스완지의 리버티 스타디움 주변 곳곳에서 한국말이 들렸다. 스완지는 유럽 여행자에게 인기 있는 도시가 아니다. 흔히 말하는 시골 동네라 젊은이들이 여행하기엔 무료한 곳이다. 한국팬들은 오직 기성용과 손흥민의 맞대결을 보기 위해 스완지까지 왔다. 런던에서 기차로 5시간 정도를 달려야 하는 먼 곳을 한걸음에 달려왔다. 기성용과 손흥민 모두 최근 분위기가 좋았다. 기성용은 부상 회복 컨디션에 완벽하게 올라와 스완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손흥민은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골감각이 절정에 달했다. 기대감이 큰 게 당연했다. 바람대로 두 선수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나란히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성용과 손흥민은 경기 전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며 피치에 등장했다. 가벼운 포옹을 하며 친분을 과시했다. 입고 있는 유니폼은 다르지만 영국에서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프리미어리거라는 공감대를 품은 두 선수의 우정을 목격할 수 있었다. 경기에 들어가서는 서로를 적으로 상대하며 소속팀의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둘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서로를 격려하며 드레싱룸으로 향했다.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본 한 한국팬들은 “두 선수 모두 자랑스럽다. 이렇게 영국에서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고 입을 모았다.

두 선수 모두 100%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기성용은 스완지가 워낙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한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0-3으로 완패한 것도 나쁜 결과였다. 승리하긴 했지만 손흥민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5경기 연속골 도전이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전반 22분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는 침투를 시도했다. 절묘한 트래핑 후 골문 구석을 찌르는 정확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아쉬움이 남는 상황에서도 기성용과 손흥민은 서로를 격려했다. 기성용은 “흥민이가 (박)지성이형에 이어 FA컵에서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건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거 선배인 기성용에 대해 “지금도 유럽에서 같이 뛰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형을 보면서 아직도 많이 공부하고 있다. 괜히 유럽에서 오래 뛰는 게 아니다”라며 치켜세웠다. 두 선수는 믹스트존에서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작별했다.

기성용과 손흥민은 곧 다시 뭉친다. 3월 A매치를 위해 북아일랜드에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함께 뛴다. 월드컵을 3개월 앞두고 갖는 리허설인만큼 중요하다. 두 선수 모두 대표팀의 핵심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최전방 공격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기성용은 주장이자 허리의 키플레이어다. 에이스는 손흥민이지만 대표팀에 미치는 영향력은 기성용이 더 크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스완지서 우정을 보여준 두 선수가 이제는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출 차례다. 기성용은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시험무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흥민도 “지난해 10월처럼 창피 당하지 않으려면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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