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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평창 동계패럴림픽]‘목 멘’ 신의현 메달 뒤엔 ‘목 쉰’ 배동현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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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CEO 때 연맹 꾸리고 실업팀 창단…민간기업 최초

아버지는 바이애슬론연맹 회장…‘부자 선수단장’ 역사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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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노르딕스키 종목이 열리는 강원 평창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 한국 선수들이 열리는 경기마다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배동현 선수단장(35·사진 왼쪽)은 항상 관중석 맨 앞에 서서 목청껏 응원한다. 그는 장애인동계스포츠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선수들을 챙기고 있다. 대한민국 동계패럴림픽 도전사에서 8년 만에 나온 장애인 노르딕스키 대표 신의현(37·오른쪽)의 동메달 역시 배 단장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대한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은 배 단장의 관심으로 생겨난 단체다. 정진완 대표팀 총감독(이천훈련원 원장)은 “배 단장이 장애인노르딕스키연맹을 만들고 싶어 했다. 당시에는 20대였음에도 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창성건설의 대표인 배 단장의 아버지는 배창환 아시아바이애슬론연맹 회장 겸 대한바이애슬론연맹 회장(68)이다. 젊은 CEO의 관심에 주변에서는 ‘얼마나 가겠어?’라는 우려의 시선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배 단장은 연맹이 처음 인정단체가 된 2014년 4월부터 2017년 3월 정가맹 단체로 승인을 받을 때까지 협회 운영비를 모두 댔다. 또 유능한 선수를 발굴하고 성장시키면서 선수들의 경제적인 형편을 돕기 위해 2015년 민간기업 최초의 동계 종목 장애인 노르딕스키 실업팀까지 창단했다. 창성건설의 첫 선수인 신의현과 이정민은 운동에만 집중하면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글로벌 CEO 대상을 받으면서 경영 능력도 인정받은 배 단장은 지난해 10월 대표팀 선수단장에 선임돼 ‘부자(父子) 선수단장’의 역사도 썼다. 아버지 배창환 회장은 2007년 창춘동계아시안게임에서 선수단장을 맡았다. 배 단장은 올림픽과 비교해 다소 소외받을 수밖에 없는 패럴림픽에서 통 큰 지원으로 선수들이 기가 죽지 않도록 했다. 대회에 앞서 선수단에 고급 이어폰을 선물했고, 선수단 입촌식에서 단체전 최고 3억원, 개인전 최고 1억원을 약속해 환호를 받았다. 선수 가족들에겐 경기장 티켓은 물론 특급호텔에서 묵을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했다.

신의현이 첫 종목에서 메달에 실패한 뒤 눈물을 보이자 그 곁에서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했던 배 단장은 첫 메달이 나오자 누구보다 감격스러워했다. 배 단장은 “신의현은 포기를 모르는 대쪽 같은 선수”라면서 “선수들 모두가 대회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남은 대회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평창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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