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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케이시보다 우승에 `덜` 목말랐던 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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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발스파 챔피언십 최종

4년7개월 만에 승수 추가를 노렸던 타이거 우즈(미국)보다 더 우승에 목마른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무려 3262일 만이다. 2009년 4월 휴스턴 오픈에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첫 승을 올린 폴 케이시(잉글랜드)가 두 번째 우승컵에 입맞춤하기까지 무려 8년11개월이 필요했다. 일찌감치 라운드를 끝낸 케이시는 우즈가 경기를 끝낼 때까지 또 80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그래도 이날의 주인공은 '빨간 셔츠'를 입고 통산 80승째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우즈였다.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하버의 이니스브룩리조트 코퍼헤드 골프코스(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발스파 챔피언십(총 상금 650만달러) 최종일에 우즈는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우즈에게는 케이시와 연장을 치르기 위해서 '1타'가 더 필요했지만 끝내 필요한 버디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한때 '부상 병동'으로 불리며 은퇴 위기까지 몰렸던 케이시는 이날만 6타를 줄이며 합계 10언더파 274타를 기록해 통산 2승째를 거뒀다. 현재 27개 대회 연속 컷 통과에 성공하며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케이시는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5년 8월 윈덤 챔피언십 공동 10위 이후 2년7개월 만에 PGA 투어 대회에서 '톱10' 성적을 냈고 세계랭킹에서도 지난주 388위에서 239계단이나 뛴 149위에 자리해 조만간 100위 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우즈는 1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며 공동 선두로 뛰어올라 역전승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하지만 4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해 1타를 잃은 뒤 17번홀(파3)에서 13m짜리 긴 거리 버디가 나오기까지 지루한 파 행진을 벌였다. 마지막 홀에서 11m 버디 기회를 잡았지만 첫 번째 퍼팅이 1m나 모자랐다.

하지만 언제든 우승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에서 '우즈의 부활'에 전 세계 골프 팬이 흥분하고 있다. 장타력은 전성기 시절 못지않았다. 3라운드에서는 클럽 헤드 스피드가 시속 208㎞를 찍으며 지난해 4월 허리 수술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에 퍼팅이 우즈의 발목을 잡았다. 3라운드까지 라운드당 퍼트 수가 최대 28개를 넘지 않았지만 이날은 32개를 기록했다. 우즈가 '우승 전선'으로 완전히 돌아오기 위해서는 퍼팅 능력을 회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경기가 끝난 후 우즈는 방송 인터뷰에서 "혼다 클래식보다 여러 면에서 나아졌다. 앞으로 조금씩 더 날카로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즈의 선전에 한때 연인이었던 '스키 여제' 린지 본은 한창 4라운드를 치르고 있을 때 자신의 트위터에 "레츠 고(Let's go) T!!!"라는 글을 올리며 응원했다. 하지만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우즈는 15일 개막하는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해 다시 우승에 도전한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클럽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우즈는 2000년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총 8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일단 내일은 클럽을 잡지 않고 쉬겠다"고 말한 우즈는 "좋은 기억이 있는 대회고 올랜도 역시 우리 아이들이 태어난 장소라 기대된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메이저 최다승(잭 니클라우스의 18승)과 PGA 최다승(샘 스니드의 82승)을 넘기 위한 우즈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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