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특별한 헬멧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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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은 슬라이딩 트랙 위에서 ‘아이언맨’이 됐다. 헬멧은 그대로 아이언맨의 마스크가 됐고, 몸을 곧게 편 채 질주를 시작했다. 손·발바닥에서 불을 뿜으며 날아가는 영화 속 ‘아이언맨’과 실제 주행실력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특별한 헬멧’들이 트랙과 빙판을 수놓고 있다. 저마다 개성 넘치는 문양을 헬멧에 고스란히 담았다. 헬멧은 ‘내가 누군지’를 드러내는 상징이다.
윤성빈과 함께 뛴 가나의 악와시 프림퐁은 헬멧에 포효하는 사자 그림을 담았다. 사자처럼 달리겠다는 뜻이 아니다. 사자의 입 안에서 도망치는 토끼가 작게 그려져 있다. ‘토끼 이론’으로 불리는 이 그림은 ‘넌 올림픽에 나갈 수 없다’는 부정적 의견(사자)으로부터 맹렬히 도망치는 선구자(토끼)를 상징한다. 프림퐁은 가나의 첫 스켈레톤 선수로 평창 올림픽에 나선 선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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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골리들도 특별한 헬멧을 쓴다. 여자 단일팀의 골리 신소정은 한복 입은 여성과 소녀, 서울의 풍경과 한옥을 담았다. 남자 대표팀의 골리 맷 달튼은 태극무늬를 새겨 넣었다. 완벽하지는 않았다. 신소정은 고3 때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항상 나와 함께(always be with me)’를 새겼다 지웠다. IOC가 특정 인물을 새기면 안된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달튼은 이순신 장군을 그렸다가 지웠다. 이 역시 IOC의 허락을 받지 못했다.
반면 미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골리 니콜 헨슬리는 자유의 여신상을 그렸다. 2010 밴쿠버 대회 때 미국 남자팀 골리 라이언 밀러는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동생 맷 밀러를 기리기 위해 ‘맷 맨’이라고 헬멧에 새겼다. IOC가 부착 금지 결정을 내렸다 번복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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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은 헬멧에 붉은 호랑이 문양을 새겼다. 쇼트트랙은 지금껏 모두가 노란색 빵모자 같은 헬멧을 썼지만 지난해부터 국가별 헬멧 문양 자유화를 허용했다.
<강릉 | 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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