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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세계가 극찬한 썰매트랙…국내 기술이 큰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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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O! 평창 ◆

매일경제

윤경구 강원대 교수가 평창 슬라이딩센터 트랙에 적용된 숏크리트 시공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 강원대]


'2018m 트랙 16개의 부드러운 곡선.'

평창 슬라이딩센터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이언맨 윤성빈의 금메달이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등 썰매 경기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덕이다. 슬라이딩센터는 평창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특히 선수들이 최대 시속 150㎞로 질주하는 트랙은 순수 우리 기술력으로 만들어져 눈여겨볼 만하다.

2018m 트랙은 윤경구 강원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개발해 국산화한 '숏크리트(Shotcrete)' 시공 기술이 적용됐다. 숏크리트는 압착 공기를 활용한 스프레이식 공법이다. 쉽게 말해 분무기로 물을 뿌리듯 콘크리트를 분사해 붙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윤 교수가 2004년부터 10년 넘게 연구한 분야로 2007년 BK21(Brain Korea 21) 사업을 계기로 슬라이딩센터에 적용됐다. 최고 시속 150㎞로 달리는 썰매 경기장은 토목·건축·전기·기계·냉동 분야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이 가운데 트랙 공사 마지막 과정인 '콘크리트 붓기'는 코스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트랙에 삽입된 냉동 배관이 얼음을 얼리는 데 필요한 냉매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콘크리트 단면은 15㎝로 매우 얇아야 한다. 여기에 부드러운 곡선을 구현해야 하는 섬세한 작업이다. 일반적인 콘크리트 타설로는 수많은 곡선을 구현해 내기가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IBSF)과 국제루지연맹(FIL)의 시공 시험도 굉장히 엄격하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당시 캐나다는 시공 시험을 세 번 만에 통과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 러시아는 일곱 차례 도전에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수작업으로 콘크리트를 타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평창은 숏크리트 기술을 바탕으로 단 한 번에 시험을 통과했다. 대회 전 IBSF와 FIL은 열 차례 넘게 현장을 검측한 후 "최고의 경기장"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공기도 놀라울 정도로 단축시켰다. 캐나다에서 2년이나 걸린 트랙 공사를 평창은 8개월 만에 끝냈다. 트랙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다 보니 경기장 전체 공기도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숏크리트 공법에 시공사 대림산업의 기계화·자동화 공법 등 첨단 신기술이 더해지며 경기장 전체 공사기간은 당초 목표인 30개월에서 12개월로 줄었다. 그동안 외국에서 선점해왔던 썰매 종목 트랙 건설 기술의 국산화를 이뤘다는 점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윤 교수는 "수입대체 효과만 1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열린 '2017 라스베이거스 세계 콘크리트·건설기계·석재 박람회'에 출품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슬라이딩 트랙' 작품은 우수 작품상을 받기도 했다. 윤 교수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뛰어난 국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앞으로 더욱 향상된 첨단 시공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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