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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3 (일)

[올림픽] '세계 챔피언' 고다이라를 이끈 원동력, '고무술'과 아버지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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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리스트 고다이라 나오../뉴스1 DB©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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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1) 김도용 기자 = 고다이라 나오(32)가 일본이 기다리던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첫 금메달을 수확,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고다이라의 도전정신 그리고 주변의 격려와 응원이 그를 세계 정상으로 이끈 원동력이다.

고다이라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6초94를 기록, 우승을 차지했다. 고다이라의 이날 기록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이상화가 세운 올림픽 기록(37초28)을 0.66초 앞당긴 신기록이다.

이로써 고다이라는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했다. 일본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이기도 하다.

사실 고다이라는 지난 시즌 전까지만 해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2010 밴쿠버, 2014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을 때 최고 성적은 5위에 그쳤다. 2010년 밴쿠버 팀추월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것이 그의 수상 경력의 전부였다.

하지만 고다이라는 2014년 소치 올림픽이 끝난 뒤 변화를 꾀했다. 홀로 네덜란드 유학을 떠나 기량을 끌어 올렸다. 자비로 2년 동안 네덜란드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점을 보고 느꼈다고 했다.

고다이라는 18일 경기가 끝난 뒤 "네덜란드 문화를 배우기 위해 (유학을) 결정했다. 아는 사람도 없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했다"면서 "네덜란드에서 얻은 경험으로 삶이 바뀌었다"고 타향살이가 기량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고다이라가 힘든 타지 생활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아버지의 이메일이었다. 고다이라의 아버지는 고다이라가 네덜란드에 도착하자 바로 "생명은 신이 주신 선물이니 후회없이 최선을 다해 살아라"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고다이라는 "지금까지 내 삶을 지탱해준 격언"이라면서 당시 메시지가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아버지의 고마움을 잊지 않은 고다이라는 "금메달을 누구에게 바치겠냐"는 질문에 주저없이 "부모님"이라고 답했다.

고다이라는 단거리 경기에서 중요한 스타트 기록을 끌어 올리기 위해서 많이 연구했다. 고다이라는 스타트 할 때 남들보다 낮게 자세를 취하면서 출발 신호를 기다린다. 이는 일본 메이지 유신 시대 이전에 성립된 '고무술'에서 나온 동작이다.

고다이라는 지난 10년 동안 고무술에 대해 배우면서 이를 응용해 스타팅 동작에 연결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네덜란드 유학을 떠나서도 인터넷으로 고무술에 대한 영상을 찾아보면서 참고했다. 또한 고다이라는 일본 나막신 게타를 신고 스타팅 연습을 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를 썼다.

금메달을 차지한 뒤 고다이라는 "고무술과 함께 여러 부분을 접목해 스타트 동작을 만들었다. 고무술이 내 기량을 얼마나 향상시켜줬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고무술을 통해 어떤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알게 됐다. 고무술이 신체 밸런스를 잡는데는 분명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고다이라의 금메달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함이 없었고 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땀을 흘렸다. 여기에 그를 향해 믿음을 보여주는 주변의 신뢰와 믿음이 더해져 값진 결과로 이어졌다.
dyk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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