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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평창, 우충원 기자] '널 세상이 볼 수 있게 날아 저 멀리'.
아무것도 없던 한국에서 스키점프 선수들의 애환을 다룬 영화 '국가대표'들의 주인공이 6번째 올림픽 도전 기회를 잡았다.
대한스키협회는 18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한국에 스키점프 단체전 출전권을 부여했다. 단체전은 선수 4명이 필요한데, 우리 선수단에는 최서우(36)와 김현기(35)만 등록돼 있어 출전권이 없던 최흥철(37)에게 급히 선수 등록증을 발급했다"고 밝혔다. 남은 한 자리는 노르딕 복합(스키점프와 크로스컨트리를 함께 진행하는 종목) 국가대표 박제언(25)이 맡았다.
스키점프 단체전은 원래 출전하지 않으려고 했던 종목. 최서우, 김현기가 출전권을 따냈지만 최흥철이 탈락해 선수단 구성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키협회가 국제스키연맹(FIS)을 통해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한국의 스키점프 대표팀이 단체전에 출전하는 게 종목 흥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로 설득에 나섰고, IOC가 최종 승인해 최흥철에게 특별 출전권이 주어졌다.
결국 이미 6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은 최서우, 김현기와 함께 최흥철도 같은 자리에 서게 됐다. 이들은 스피드스케이팅 전 국가대표 이규혁(은퇴)과 더불어 국내 선수 겨울올림픽 최다 출전 기록 보유자가 된다.
갑작스럽게 출전권을 얻은 최흥철은 주먹을 꽉 쥐었다. 하늘이 준 기회를 쉽게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최근 며칠간 급박하게 일어난 일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비밀로 했다. 또 올림픽에 나선다는 기쁨을 드러내기 보다는 숨긴 채 준비하고 있었다.
최흥철은 "18일 밤 늦게 출전이 확정됐다. 그동안 스키협회에서 정말 많은 고생을 하셨다. 마지막으로 주어진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하기 때문에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아쉽지만 최서우와 김현기는 이번 올림픽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각오로 뛰었지만 높은 벽은 존재했다.
최서우는 10일 열린 노멀힐 본선에서 41위, 17일 열린 라지힐 본선에서 45위에 그치며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현기는 두 종목 모두 예선에서 떨어졌다.
따라서 단체전 출전이 어려워지면서 마지막 점프를 뛴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상황이 변했고 다시 일어설 기회를 잡았다.
물론 열악한 상황에서 얻은 기회다. 영화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한스키협회 회장을 맡으며 설상 종목에도 전폭적인 투자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그 중 스키점프는 스키협회의 지원에서도 소외돼 있었다. 프리스타일 모굴, 스노보드쪽에 비해 올림픽에 꾸준히 나서는 스키점프에 대한 지원은 많지 않았다.
1998년 나가노 대회 때부터 꾸준히 올림픽에 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기복은 단 벌이다. 카파의 스폰서십을 받는 스키점프 선수들은 단 벌이다. 이번 올림픽에 한 벌을 지급 받았다. 물론 선수들 경기복 물량 결정은 스키협회에서 한다.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 위주다. 스폰서십을 하는 카파의 입장에서는 스키점프 선수들의 처지가 어렵고 경기복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지원을 더 하고 싶은 상황. 그래서 최서우에게는 개인적으로 경기용품인 고글 브리코를 지원했다. 하지만 카파는 협회의 결정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만약 이들이 6번째 올림픽에 나선다면 동계스포츠의 레전드들이다. 금메달 혹은 메달을 따내는 선수들 이상의 가치가 있는 인물들이다. 이들의 6번째 올림픽을 위한 점프는 19일 시작된다. / 10bird@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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