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한국 썰매 金' 윤성빈과 어머니 조영희 씨
아들 쾌거에 어머니는 "대견하다! 장하다" 안아줘
태몽이 "큰 바위에 호랑이가 올라가...조부는 돼지꿈"
"성빈이 통해 배우는 것 많아, 묵묵히 지지하는 엄마 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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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나이' 윤성빈은 자신을 지지해준 어머니에게 "사랑하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어머니 조영희 씨는 "아이가 세상의 편견을 겪을 때 묵묵하게 지지하고 사랑을 보여주는 엄마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 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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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 꽉 들어찬 경기장 관중석 사이에 누구보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켈레톤 남자부 경기를 지켜본 사람이 있었다. 남자 스켈레톤의 '아이언맨' 윤성빈(24·강원도청)의 어머니 조영희(45) 씨였다. 이날 딸 윤지희(20) 씨와 함께 아들의 경기를 지켜본 조 씨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아들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목격하는 순간, 딸을 껴안으면서 환호하고 눈물을 흘렸다. 많은 사람들의 틈 사이를 비집고 금메달을 딴 아들을 만난 어머니는 "대견하다, 장하다, 잘했다"며 꼭 안아줬다.
금메달을 딴 다음날인 17일 윤성빈과 어머니 조 씨는 훈훈한 '어머니와 아들'의 모습으로 돌아와있었다. 치열한 승부를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을 가진 아들을 향해 어머니 조 씨는 시종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윤성빈은 "어머니가 뒤에서 묵묵히 지지하고 기다려주신 마음을 잘 알고 있다. 쑥쓰러워서 말을 거의 못 하는 편인데, 사랑하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윤성빈과 어머니는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이자 올림픽 월드와이드 파트너 P&G의 ‘땡큐맘(Thank you Mom)’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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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군 올림픽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켈레톤 남자 결승 4차 주행을 시작하자 어머니 조영희씨(가운데)와 여동생(왼쪽)이 응원을 하고 있다. [평창=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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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과 어머니 조 씨의 사연은 지난달 30일 중앙일보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경남 남해군 바닷가 마을에서 자라 남다른 운동 신경을 가진 아들의 꿈을 곁에서 응원해준 조 씨는 윤성빈의 든든한 지원자다. 윤성빈이 2012년 말, 처음 트랙 주행을 경험하고 "무섭다"며 눈물을 흘렸을 때 조 씨는 "한 번만 더 생각해보고,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라. 네 결정을 엄마는 존중한다”며 아들을 다독였다. 엄마 말에 마음을 다잡은 아들은 다시 썰매에 올라탔다. 조 씨는 "운동 잘한다고 칭찬해 주면 아이가 성취감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 노력했는데 그런 점은 나를 닮은 것 같다"면서 "성빈이가 선택한 종목에 대해 많은 편견이 있었을 때 나는 아이의 선택을 믿었다. 그 믿음 하나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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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 바닷가의 아이는 어느새 자라 스켈레톤 세계 1위가 됐다. 조 씨도 묵묵히 목표를 향해 가는 아들에게서 많은 걸 배운다. 고교 시절의 윤성빈. [사진 올댓스포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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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 바닷가의 아이는 어느새 자라 스켈레톤 세계 1위가 됐다. 조 씨도 묵묵히 목표를 향해 가는 아들에게서 많은 걸 배운다. 유년 시절의 윤성빈. [사진 올댓스포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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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출생인 윤성빈은 전형적인 경상도 사나이다. 그래도 경상도 사나이가 할 수 있는 표현은 어머니를 행복하게 만든다. 조 씨는 "하나부터 열까지 궁금한데 아이 마음을 잘 헤아리고 싶어서 간간히 메시지 정도 보낸다. 가끔 아이가 이모티콘 1~2개 정도만 날려도 그 문자 하나에 마음이 행복해진다. 나는 그런 문자 받으면 '좋아좋아 사랑해'라고 이모티콘을 넣어서 보내는 편"이라고 말했다. "좀 무뚝뚝해도 사나이라면 그런 면도 있어야 한다"고 한 조 씨는 아들이 최근 한 애정 표현도 소개했다. 조 씨는 "지난해 어버이날 때 사진촬영을 했는데, 아침에 보니까 '어무이, 이제부터 효도할께요’라는 애정 어린 편지를 남긴 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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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4차 경기에서 윤성빈의 어머니 조영희 씨가 아들의 금메달 확정에 이용 대표팀 총감독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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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씨는 '윤성빈의 태몽'으로 "큰 바위에 호랑이가 올라가는 꿈을 꿨다. 친할아버지는 돼지 꿈을 꾸셨다"고 귀띔했다. 호랑이와 돼지를 품고 태어난 윤성빈은 한국 첫 썰매 종목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떴다. 윤성빈은 "나로 인해 스켈레톤이 많은 관심을 받는 것 같아 기쁜 것과 동시에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종목을 좋아했으면 좋겠다"면서 "나는 한계에 도전하며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더 잘할 수 있다'라고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하려고 하는데 운동에 있어 만족하긴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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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빈(오른쪽)과 어머니 조영희 씨. [사진 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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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아들을 향해 어머니는 '큰 꿈'을 응원했다. 조 씨는 "그저 부상없이 최선을 다해서 세상의 편견에 맞서고 넘어 꿈을 이루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자식이 부모를 키운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성빈이가 국가대표, 공인이 되면서 나 또한 항상 배우는 마음으로 살려고 하고, 한번 더 진중하게 생각하려고 한다. 아이한테 너무 의지하기 보다는 아이가 세상의 편견을 겪을 때 오히려 힘낼 수 있게 묵묵하게 지지하고 사랑을 보여주는 엄마가 되겠다"고 말했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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