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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올림픽] 北 정수현 "졌지만 하나의 정신으로 함께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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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정수현. /뉴스1 © News1 사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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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1) 이재상 기자 =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공격수 정수현이 역사적인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를 마친 뒤 특별한 소감을 전했다.

새러 머리 감독이 지휘하는 단일팀은 1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스위스와의 2018 평창 동계올림픽 B조 예선 1차전에서 0-8로 완패했다.

이날 경기 전부터 가장 주목 받았던 선수는 정수현이다.

지난달 25일 북한 선수 12명과 함께 단일팀에 합류한 정수현은 2라인에 배치될 정도로 머리 감독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도 1피리어드 초반 파워플레이에서 강력한 슬랩샷을 날리는 등 눈길을 모았다.

다만 경기 결과는 완패였다. 스위스의 파상공세를 막아내지 못하며 8골 차로 무너졌다.

정수현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육체나 기술이 떨어진다는 것은 알았지만 정신력까지 지고 싶진 않았다"며 "경기에선 졌지만 하나의 정신으로 같은 목적을 향해 달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장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알랭 베르세 스위스 대통령,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이 찾아 선수들을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북한에서 온 응원단도 경기 내내 열띤 응원을 펼치며 단일팀을 독려했다.

정수현은 "경기장에서 최고의 응원을 받았는데, 성과가 따르지 못해 민망스럽다. (북한 응원단 덕분에)조국에서 하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측 최고위층이 지켜본 부분에 대해선 "최대의 영광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수현은 남과 북이 힘을 모아 뛴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경기 전부터 우리 선수들은 하나였다"며 "감독 동지(새러 머리)의 의도대로 우린 뛰었고, 북한 선수들도 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렀다. 감독의 의도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자유주의적으로 한 것은 없었다"고 했다.

정수현을 비롯한 남북 단일팀 선수들은 경기 후 문재인 대통령, 바흐 IOC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했다. 정수현은 "바흐 위원장이 승리와 패배도 중요하지만, 하나된 코리아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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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B조 조별리그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과 스위스의 1차전 경기가 끝나자 북한 정수현을 격려하고 있다. 가운데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2018.2.1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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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 속에서도 수확은 있었다.

정수현은 "최상급 선수와 경기하는 것이 처음이라 긴장됐다"며 "우리는 오늘 경기에서 주저하지 않고 앞으로 나갈 것이며, 최상급으로 가는 길을 닦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수현은 의사소통 문제로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어려움을 겪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처음엔 정말 불편했다. 일상생활에서 하는 50%를 외래어로 섞어서 말하더라. 그래도 가면서 나아졌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더 나아가 한국 생활에 대해서도 "불편한 것도 없었고, 특별히 놀란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정수현은 9일 열린 개회식에서 박종아와 함께 성화봉송 주자로 나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정수현과 박종아는 성화를 맞잡고 최종 주자 김연아에게 전달했다.

정수현은 "(성화를 봉송해서)자랑스럽다. 힘든 느낌은 하나도 받지 못했다"고 미소 지었다.

정수현은 단일팀이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그는 "갈라진 둘보다 합쳐진 하나가 더 강하다"라며 "단일팀으로 계속 갔으면 좋겠다. 앞으로 하나로 나간다면 체육뿐만 아니라 무엇이든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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