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58위·한국체대)이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5천500만 호주달러·약 463억원) 준결승에서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기권했다.
정현은 2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12일째 남자단식 4강전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와 경기에서 1세트를 1-6으로 내주고, 2세트 게임스코어 2-5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포기했다.
2세트 게임스코어 1-2에서 브레이크를 당한 정현은 게임스코어 1-4까지 벌어진 이후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르고 왼쪽 발바닥 물집을 치료하는 등 힘겨운 모습을 보였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 무대에 오른 정현은 결승 진출을 앞두고 만난 상대 페더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대회를 마쳤다.
정현은 이번 대회 3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 4회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연파하며 국내에 ‘정현 신드롬’을 일으켰다.
생애 처음으로 ‘테니스 황제’ 페더러를 만나 다시 한 번 ‘이변’에 도전했지만 발바닥 물집 부상을 이겨내지 못했다.
정현은 이날 1세트를 33분 만에 내줬고, 2세트에서도 부상 탓에 맥없는 경기를 이어가다 결국 1시간 03분 만에 기권을 선언했다.
서브 에이스에서 페더러가 9-1로 앞섰고 더블폴트는 정현이 3개, 페더러가 1개였다.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한 것은 페더러가 4차례, 정현은 한 번도 없었다.
공격 성공 횟수는 페더러가 24-6으로 앞섰고, 토털 포인트 역시 57-33으로 페더러가 압도했다.
페더러는 경기를 마친 뒤 코트 위 인터뷰에서 “정현의 상태가 어떤지 알기 어려웠다”며 “2세트부터 상대 움직임이 느려졌다. 결승에 올라 행복하지만 이런 식으로 이기는 것은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19차례 우승한 페더러는 이로써 28일 결승에서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와 맞붙게 됐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20회 우승에 도전하는 페더러는 칠리치와 상대 전적에서 8승 1패로 앞서 있다.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페더러가 3-0으로 완승했다.
[사진=연합뉴스]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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