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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효율성 떨어져" 외면 받는 지명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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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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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지명타자(Designated Hitter)는 투수 대신 타석에 들어가는 타자를 말한다. 이들에겐 수비 부담 없이 오로지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아메리칸 리그 기록상으론 이들은 팀에 도움이 안 됐다. 미국 프로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지난 시즌 아메리칸리그 지명타자 포지션의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fWAR)는 5.6으로 2016년 시즌 기록인 33.5와 비교해 6분의 1 수준. WAR이 0이 넘는 선수는 단 4명뿐이다. 이마저도 넬슨 크루즈(3.8)와 에드윈 엔카나시온(2.5) 두 명이 만든 기록이며, 로비 그로스먼(0.5), 라이언 힐리(0.2)는 가까스로 0을 넘겼을 정도다.

지난 12일(한국 시간) MLB.com은 '2018년 지명타자들이 위기'라고 짚었다. 지명타자들이 알버트 푸홀스 등 대부분 기량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노장 선수들이라는 점과 미겔 사노, 루카스 두다 등 일부 지명타자들은 외려 수비를 했을 때 성적이 더 좋았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원년인 1982년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한 KBO 리그에선 김기태 김봉연 마해영 등과 같은 '전문' 지명타자들의 비중이 상당했다. 모든 팀이 공격력 강화를 위해 지명타자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2004년 마해영을 시작으로 2008년과 2013년 홍성흔, 2014년엔 최준석이 지명타자로 FA 4년 계약을 해냈을만큼 시장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선수가 많아지면서 전문 지명타자의 필요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수비를 못하는 반쪽 선수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현장에선 확실한 타격 능력을 갖춘 선수가 아니라면 고정적인 지명타자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체력 안배, 몸 상태 등을 이유로 각 팀마다 꽤 다양한 선수들을 지명타자로 세웠다. 나지완 윤석민 김태균 등 지난 시즌 지명타자들은 대부분 수비도 병행했다. 다음 시즌 지명타자가 확정적이지 않은 팀은 kt와 삼성 정도. 그러나 두 팀마저 지명타자 자리를 체력 안배 용도로 활용할 방침을 일찌감치 정했다. 김진욱 kt 감독은 "이진영 유한준 등 체력 안배가 필요한 베테랑 선수들이 번갈아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 역시 이승엽이 떠난 자리에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 최원제 등 1루수들을 중심으로 경기 상황에 맞춰 다양한 선수들을 투입할 계획이다.

지명타자로 FA 시장에 나온 최준석은 냉혹한 한파를 겪고 있다. 롯데의 배려로 보상이 필요없지만 시장에선 외면받고 있다. 그는 20홈런 100타점이 가능한 오른손 타자라는 시장 평가가 내려지지만 동시에 발이 느리고 1루 수비 능력이 떨어진다. 원 소속 팀이었던 롯데는 기어이 선수 한 명을 보내면서까지 최준석을 1루 수비가 가능한 채태인으로 바꿨다. 공격 능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기조가 시장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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