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6 (일)

EBS ‘까칠남녀’ 하차 통보받은 은하선 “성소수자 특집 비난 목소리에 떠밀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부 패널 “최종 녹화 보이콧”

경향신문

EBS <까칠 남녀>가 출연자인 섹스칼럼니스트 은하선씨에게 프로그램 하차를 통보했다. EBS는 통보 이유를 두고 “은씨가 방송 출연자로서 부적절하다”고 했다. 은씨는 일방적인 통보라며 반발했다. 작가 손아람씨 등 일부 출연자들은 하차에 반대하며 ‘녹화 보이콧’을 선언했다. <까칠 남녀>는 최근 ‘성소수자 특집’을 방송한 이후 보수 성향 학부모·기독교 단체 등으로부터 ‘프로그램 폐지 및 출연자 하차’ 요구에 시달렸다. <까칠 남녀>는 오는 19일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은씨는 15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마지막 녹화를 2회 앞둔 지난 13일 제작진으로부터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제작진이 만남을 요청해 2시간여 대화했다. 담당 PD들이 ‘위에서 내려온 결정이라 어쩔 수 없었다’며 내게 하차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은씨는 EBS가 ‘성소수자 특집’ 이후 제기된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본인을 하차시켰다고 봤다. 그는 “해당 방송 이후 여러 단체들이 EBS 사옥 앞에서 방송 폐지와 출연자 하차를 요구하는 집회를 해왔다”며 “하차가 결국 그 단체들이 요구하던 것이 이뤄진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BS 측은 “성소수자 특집이나 시위와 상관없이 개인의 결격사유가 발견돼 하차를 통보했다”고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은씨는 “제작진이 밝힌 내용은 이미 과거 일로 이제 와서 문제가 돼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차가 알려진 뒤 손아람씨 등 <까칠 남녀> 일부 패널들은 녹화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들은 “담당 CP는 하차 결정 이유로 은하선 작가가 ‘방송 출연자로서 부적절하기 때문’이라 밝혔으나, 이는 성소수자의 입을 막아 존재를 지우겠다는 반동성애 집단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명분에 불과하다”며 “의도에 맞지 않는 성급한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 출연자 이현재, 손아람, 손희정은 은하선이 없는 마지막 녹화 참여를 보이콧한다”고 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